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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98>11대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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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98>11대 대선

입력
2004.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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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민주화운동이 압살된 지 꼭 석 달 만인 1980년 8월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제11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유신헌법이 규정한 대로 통일주체국민회의가 실시한 마지막 대선이었던 이 선거에는 이른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던 전두환이 단독 출마해 100%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로써 전두환은 박정희, 최규하에 이어 제4공화국의 세번째이자 마지막 대통령이 되었다.선거 엿새 전인 8월21일 이른바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는 그 우두머리 전두환을 국가원수로 추대하기로 결의했고, 그 다음날 전두환은 군복을 벗었다. 그 전해 10월26일 박정희가 살해됐을 때 소장 계급장을 달고 있던 그는 전역식 때는 대장 계급장을 달고 있었다. 전두환을 초고속으로 승진시킨 것이 허수아비 대통령 최규하가 아니라 전두환 자신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또렷했다. 최규하는 8월16일 하야 성명을 발표하고 물러나 있었는데, 이미 그 이전부터 국보위 상임위원장 전두환을 새 시대의 영도자로 찬미하는 기사들이 도하 언론을 채웠다. 시대의 역겨움은 5월의 피냄새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렇게, 그런 식으로 전두환은 피 묻은 손을 들어 취임 선서를 하며 대한민국의 11대 대통령이 되었다.

박정희가 그랬듯 전두환도 자기만의 공화국을 세우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새로 헌법을 만들어 통일주체국민회의라는 것을 대통령선거인단이라는 것으로 바꿨고, 저만의 정당 민주정의당을 만들었고, 이듬해 2월25일 다시 한 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다. 그는 12대 대선에서는 90%를 조금 웃도는 득표율을 얻었다. 여전히 간접선거이기는 했으나,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의 대선이 늘 당선자에게 100% 지지를 베풀었던 것에 견주면 그나마 기이함이 덜 했다. 전두환은 그 10%의 차이야말로 '민주'와 '정의'의 진전이라고 우기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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