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구찜이나 해물찜을 먹다보면 “이거, 콩나물찜 아냐”라는 농담을 곧잘한다. 아구나 해물을 몇 점 집어먹다 보면 금방 동이 나고 콩나물만 푸짐하게 남아서다.서울 마포 홀리데이인서울호텔 건너편 먹자골목에 자리한 ‘아름소’에서는 그럴 일이 없다. 불만은커녕, 음식을 보곤 오히려 입이 딱 벌어진다. 해물찜이 담겨 나오는 그릇이 어찌나 큰지 대부분 놀란다. 이름도 ‘왕대접 해물찜’이다. 남자 성인이 두 손으로 들어도 힘들 정도로 양이 많고 무겁다.
찜에는 아구가 많이 들어간다. 아구찜이라도 부를 만한데도 해물찜이라 하는 것은 다른 해물들도 많이 들어가서다. 꽃게 주꾸미 소라 대합 새우 미더덕 등이다.
물론 콩나물과 미나리 양파 대파도 넉넉하다. 왕대접 한 그릇이 3만8,000원인데 남자 7~8명이 먹기에도 충분하다. 여자는 최고 10명이 한 그릇으로 때운 적도 있다고 한다.
이 집 해물찜은 양도 많고 가격도 무난해 요즘 같은 경기 불황기에는 제격이다. 맛있는 음식이 한아름 푸짐하게 나오니 웃음이 절로 난다고, ‘아름’에다 웃을 ‘소’(笑)를 합쳐 상호도 아름소라 붙였다.
양만 많은 만큼 질은 좀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지만 해물찜 소스를 맛보면 기우임을 알게된다. 육수에 조선간장과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을 주재료로 넣어 만든 불그스름한 소스는 매운 듯하면서도 구수하다. 간을 맞춘다고 소금이나 조미료를 넣는 일은 절대 없다. 맛에서도 확인된다.
해물찜을 시키면 계란찜 한 그릇이 서비스로 나오는데 조금 맵다고 느껴질때 한술 뜨면 더 맛스럽다. 식사로는 공기밥을 시켜 소스에 비비거나 돌솥에 볶아먹는 것이 압권이다.
쫄면이나 국수, 떡볶이를 선택할 수도 있다. 해물이 많이 남았을 때 싸가려면 포장도 해준다. 집에 가서 소스로 식사를 하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
이 집 주인 장대진씨는 김준, 박상규, 차도균씨 등과 함께 활동한 코코브러더스, 포다이나믹스로 유명한 가수 장우씨의 동생이다. 1980년대 형과 함께 강남에서 유명한 양식당 ‘비벌리힐스’, 90년대는 생고기 전문점 아름소를 운영하다 2년 전 마포에 새둥지를 틀었다. 음식에 철학과 진실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조.
날씨가 더 선선해 지면 해물탕지리나 해물매운탕이 괜찮다. 역시 아구를 메인 재료로 각종 해물을 같이 넣고 끓이는데 지리는 특히 국물이 담백하고 개운하다. 해물 말고 고기 메뉴도 같이 하는 이유는 주인 장씨가 원래 고깃집을 오랫동안 해 온 때문. 불고기 샤브샤브 국수전골 등의 메뉴들도 맛이 괜찮다.
● 메뉴와 가격/왕대접해물찜 ‘대’가 3만8,000원, 2만8,000원짜리 ‘중’ 도 3~4명이 먹기에 남을 만큼 접시가 크고 양이 많다. 탕은 찜 보다 양은 적지만 가격은 같다.
불고기 9.000원, 불고기전골 8,000원, 국수전골 8,000원. 점심 메뉴로 된장찌개 청국장 돌판비빔밥 등이 모두 4,000원씩
● 영업시간 및 휴일/ 밤10시까지. 연중무휴.
● 규모 및 주차/ 3~4인용 방부터 30명 단체석까지 방 5개. 인근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 찾아가는 길/ 홀리데이인서울 건너편 먹자골목 공원 앞 골목 바로 안쪽.
● 연락처/(02)715-5446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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