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가 25일 신세계 이마트에 다음 달부터 가맹점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업체간 수수료 분쟁이 가맹점 계약해지로 이어질 경우 소비자들이 할인점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돼 추석대목을 앞두고 큰 불편이 예상된다. 수수료분쟁은 할인점업계에 이어 홈쇼핑업체, 이동통신사 등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밀리면 끝장” 강경 대치
비씨카드는 25일 국내 최대 할인점업체인 이마트에 “다음달부터 64개 가맹점 수수료율을 1.5%에서 2.0~2.35%로 차등 인상해 적용하겠다”고 최종 통보했다. 비씨측은 “지속적인 협상 노력을 했으나 이마트측이 아무런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인상안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마트는 “일방적인 수수료율 인상이 이루어지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현금서비스 위주의 영업구조를 신용판매 위주로 전환하기 위해 수수료 현실화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마트측은 “카드사의 수수료 원가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번 인상 요구는 무분별한 회원모집으로 생긴 카드사의 부실을 가맹점에 떠넘기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 분쟁 전면적으로 확산
수수료 분쟁은 다른 카드사와 가맹점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KB·삼성·LG카드 등은 SK텔레콤·KTF·LG텔레콤에 9월부터 기존 1.5%의 수수료를 2.1~2.45%로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통신사들이 지난해 카드사에 지급한 수수료는 120억~270억원으로 수수료율이 인상되면 업체들은 70억~170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 요금은 체납률이 낮아 카드사의 최고 우량 고객”이라며 “수수료를 낮춰주기는 커녕 오히려 높이겠다는 것은 자사의 부실을 남에게 떠넘기는 행위”라고 말했다. LG카드와 삼성카드는 이에 앞서 LGㆍ현대ㆍ우리ㆍ농수산 등 홈쇼핑업체들에게도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다. LG홈쇼핑은 “협상이 되지 않으면 무이자할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입장이다.
■ 소비자 피해 우려
업체간의 수수료 분쟁으로 소비자들은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씨카드는 이마트 카드 매출의 19%, 롯데마트 카드 매출의 26%를 차지할 정도로 이용고객이 많아 추석을 앞두고 카드 사용에 불편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씨카드를 받지 않고 있는 일부 할인점에서처럼 다른 카드를 사용하거나 현금으로 결제하는 방법밖에 없는 실정이다.
YMCA는 이날 긴급성명을 내고 “두 업계간 신용카드 수수료 대란으로 소비자 불편과 피해가 예상된다”며 “정부의 정책수단 포기로 연례적인 신용카드 거부 사태가 발생하는 만큼 정부 당국은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야 한다” 고 촉구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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