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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독립운동" 재조명 길열어/盧대통령 "이념떠나 밝혀야"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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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독립운동" 재조명 길열어/盧대통령 "이념떠나 밝혀야" 언급

입력
2004.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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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좌우 이념을 떠나 독립운동사를 모두 발굴해 역사를 다시 써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독립 유공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민특위 역사를 읽는, 많은 젊은 사람들이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 때문에 직접 아무 실천을 하지 못하지만 가슴 속에 불이 나고 피가 거꾸로 도는 경험들을 다 한번씩 한다"면서 친일 행위 및 독립 운동에 대한 재조명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좌우 대립의 역사 때문에 독립운동사 한쪽은 일부러 묻어두고 있는 측면이 있다"면서 독립유공자 포상자 및 독립운동사 범위 확대 방침을 시사했다. 이는 그 동안 항일 운동을 했으면서도 좌파라는 이유로 독립운동유공자에서 제외됐던 인사들이 서훈 대상에 추가될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럴 경우 보수세력들이 '공산당 활동을 한 사람을 독립운동가로 인정할 수 있느냐'고 반발할 것으로 보여 서훈 대상 확대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소지가 있다.

노 대통령은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는 불과 4, 5년 기간에 30만명이 정부로부터 레지스탕스로 공식 인정받고 포상을 받았다"면서 "우리는 의병 시기까지 따지면 50∼60년이 넘는 침탈의 역사를 겪었는데도 아직 1만명 밖에 포상 못했다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독립운동사가 재조명될 경우 우선 중도좌파 계열의 몽양 여운형, 죽산 조봉암 등이 서훈 대상자로 검토될 수 있다. 1930∼1940년대의 좌파 항일운동으로는 국내에서 활동했던 조선공산당(박헌영 등) 계열의 조직·사상 투쟁과 중도좌파 세력(여운형 등)의 문화·사상 투쟁, 만주 등에서의 무장 투쟁 등 크게 세 갈래로 분류된다는 게 진보적 학자들의 주장이다.

현재 정부의 공식 독립운동사는 대부분 우파 민족주의 계열의 항일운동을 중심으로 기술돼 있으며 좌파 인사가 독립유공자로 결정된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김일성은 재조명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김종민 대변인은 '북한 김일성의 항일 무장투쟁 여부도 재조명 대상이 되느냐'는 질문에 "그런 극단적인 특정 사안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그 시대(일제 시대)를 거꾸로 살아온 분들이 득세하고, 그 사람들이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냉소하는 역사가 계속되는 한 우리 한국사회에 미래가 없다"고 강조하며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어머님이 '우리 상근이 아저씨가 독립운동하셨는데 해방 후 김구선생 찾아간다고 가더니 몇 달 뒤 법 떨어진 세상이 돼 아무 희망이 없다며 속병 나서 돌아가셨다'는 말씀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자랄 때 어머님과 주변 사람들한테 들어온 교훈이 '나라와 사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것이었다"면서 "한참 커서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갈대처럼 살아라'가 우리집 가훈이라고 냉소적으로 얘기하고 다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과거사 규명에 대한 야권의 의혹 제기에 대해 "명색이 대통령이 된 사람이 이런 중차대한 일을 꺼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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