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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구려사 협상 아쉬움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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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구려사 협상 아쉬움 남겼다

입력
2004.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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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양국의 고구려사 외교 교섭이 일단락됐다. 어제 발표된 5개항의 구두양해는 ‘고구려사 문제가 양국간 중대 현안으로 대두했음을 중국이 유념하고(1항), 고구려사 문제의 정치화를 막기 위한 양국의 노력(3항)에 바탕해 중국은 중앙ㆍ지방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고구려사 문제에 쏠린 국민적 관심에 비추어 양국 합의가 구두양해 수준에머물고, 합의 내용에서 구체적 약속이 빠진 점은 임시 봉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중국이 ‘정부 차원의 필요한 조치’를 약속하면서도 외교 문제화의 직접적 계기인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문제에 대해 아무런 확답을 하지 않은 것은 커다란 불씨다.

취임 3일 만에 서울로 날아 온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시간에 쫓기고 있었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중국 공산당 서열 4위인 자칭린(賈慶林)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의 26일 방한을 앞두고 적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그의 급선무였다.

상대가 있는 협상에서 우리 주장만 내세울 수는 없고, 고구려사 문제를 학술 문제에 한정해 양국 관계의 근간을 헤치지 말아야 할 필요성도 있다. 그래도 호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아쉬움은 덜어지지 않는다.

우다웨이 부부장의 전격 방한은 단순히 자칭린 주석 방한의 사전 준비에 그치는 게 아니다. 동북아의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정치ㆍ군사 질서 재편과정에서 한국은 결정적 변수이다. 고구려사 문제로 양국 관계가 삐걱거릴경우의 부담은 ‘대국’을 겨냥하는 중국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협상이 한 매듭을 지은 지금 정부의 과제는 중국의 약속 이행을 검증할 감시체제 강화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이 위약할 경우 대응책을 다듬어 두어야 하고, 그것만이 약속 이행을 보장할 궁극적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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