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의 주도권을 쥐려는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OLED 내부경쟁'이 표면화하는 등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삼성전자와 삼성SDI는 24일 대구에서 열린 '2004 국제정보 디스플레이 전시회(IMID 2004)'에 자체 개발한 OLED 제품을 나란히 선보였다. OLED 연구개발만 해오던 삼성전자가 시제품 수준이긴 하지만 전시회에 제품을 선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OLED 사업을 본격화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OLED는 화면 반응속도가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보다 1,000배 이상 빠르고, 구현하는 화질도 훨씬 자연스러운 최첨단 디스플레이.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 고분자 저온폴리실리콘(LPTS) 방식의 2.4인치, 아몰포스실리콘(a-Si) 방식의 7인치, 14.1인치 OLED 제품을 내놓았다.(사진)
삼성SDI는 저분자 LPTS 방식의 세계 최대 17인치 AM(능동형) 제품으로 맞불을 놓았다.
1995년부터 OLED 개발에 착수했던 삼성SDI는 '맏형'격인 삼성전자가 2000년 연구개발에 뛰어든 뒤 전시회에 제품까지 내놓자 잔뜩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특히 전시회에 제품을 내놓는다는 것도 개막 직전에야 알았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삼성SDI측은 표면적으로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은 것 같다"며 여유를 보였다. 삼성전자 이상완 LCD 총괄 사장은 "LCD를 위협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디스플레이가 OLED인 만큼 대형 OLED 개발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계열사간 경쟁을 유도해 최고의 기술 수준을 확보하려는 견제와 균형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보고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2~3년 뒤 사업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구=박천호 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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