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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석유寶庫 '사하'를 공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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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석유寶庫 '사하'를 공략하라

입력
2004.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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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배럴당 50달러의 고유가 시대가 조만간 현실로 다가올 전망이다. 한국 경제 최대의 아킬레스건이 있다면 아마 석유ㆍ가스자원이 없다는 점일 것이다.자원 빈국 한국이 21세기에도 지속적으로 웅비하려면 해외 에너지 자원 개발을 통해 자원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에너지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만 국제 에너지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이런 상황에서 지구상에 남아 있는 마지막 에너지 자원의 보고인 러시아 시베리아ㆍ극동지역은 우리에게 기회의 땅임에 틀림없다. 대다수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풍부한 미개발 지하자원을 갖고 있는 시베리아ㆍ극동지역이 에너지 및 원료자원 확보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투자대상이라고 지적해 왔다.

그러나 우리는 남북한 문제에 함몰되고 자원 개발 이익의 단기경제적 타당성에 매몰되어 이 지역의 지리경제학적 가치를 도외시하였고, 이는 IMF(국제통화기금) 환란으로 더 심해졌다. 그 결과 한국은 이르쿠츠크와 사할린가스전 개발 사업 주도권 경쟁에서 소외되어 방관자 내지는 들러리로 남아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아직은 기회가 남아 있다. 시베리아 3대 가스전 개발 지역 가운데최대의 자원 매장지대인 사하공화국(러시아연방 내의 자치공화국)이 한국을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만한 넓이의 사하공화국에는 석유가 약 273억 톤, 천연가스는 약 12조㎥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석유와 가스 모두 이르쿠츠크와 사할린의 매장량을 훨씬 능가한다. 자원의 해외 의존도가 거의 절대적이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하려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확보해야 하는 우리의 눈길을 붙잡아 끌기에 충분하다.

자원이 막대한데도 그 동안 사하공화국은 철도, 도로, 송유관 등 사회간접자본(SOC)이 미비해 효율적인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사하공화국은 최근 러시아 연방정부와 함께 SOC 건설과자원 개발을 연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마련해 중국, 일본, 한국, 유럽연합(EU) 등을 대상으로 여러 경제포럼과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면서 해외 자본 유치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사하공화국 정부는 특히 한국 자본 유치를 가장 선호한다. 그 이유는 중국ㆍ일본과의 지정학적 경쟁관계 때문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산처럼 커진 중국의 영향력과 시베리아로 몰려드는 한족의 인구삼투압을 우려하지 않을수 없고, 동시에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일본의 과도한 시베리아 에너지 자원 독점도 내키지 않은 것이다.에너지 자원 개발의 정치경제학을 고려할 때 사하공화국은 한국에 기회적 틈새에 해당한다. 중국과 일본이 각기 이르쿠츠크 가스전과 사할린 가스전개발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하공화국 자원 개발은 한국이 선점 이익을 행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한국은 방어적 에너지 정책에서 벗어나 러시아연방정부와 사하공화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SOC 사업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석유, 가스, 석탄 개발권을 확보하는 국가전략이 매우 절실하다. 중국과 일본의 공세적인 시베리아ㆍ극동지역 에너지 자원 확보경쟁을 마냥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인가?

홍완석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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