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육상 트랙에서 우승 후보 월드 스타들이 줄줄이 낙마하며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24일(한국시각) 열린 여자 800m 결승에서는 시드니올림픽 우승, 세계선수권 3회 제패, 세계실내선수권 6회 석권, 최근 3년 간 골든리그ㆍ그랑프리대회 18회 우승과 27연승 신화에 빛나는 ‘중거리의 철녀’ 마리아 무톨라(모잠비크)가 34세의 베테랑 켈리 홈스(영국)의 역주에 무릎을 꿇었다. 이날 여자 세단뛰기에서도 2관왕을 노리던 타티아나 레베데바(러시아)의 야망을 카메룬의 에토네 음방고가 꺾어버렸다. 이변은 육상 개막날인 20일 ‘트랙의 신화’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남자 1만m에서 9살 어린 제자 케네시아 베켈레(에티오피아)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시작됐다. 21일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미국의 자존심 스테이시 드래길라가 예선도 통과하지 못한 채 주저앉더니, 여자 100m에서 무명의 스프린터 율리야 네스테렌코(벨로루시)가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셋째 날 일본의 단신 마라토너 노구치 미즈키가 제일 먼저 피니시 라인을 끊었다. 그 순간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 같았던 ‘마라톤 여제’ 폴라 래드클리프(영국)는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경기를 포기하며 눈물을 흘렸다.
남자 100m에서도 모리스 그린(미국)과 아사파 포웰(자메이카)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는 전문가들의 관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신예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이 100분의 1초 드라마를 펼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테네=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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