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대교에서 대호방조제까지. 경기 평택에서 충남 당진을 거쳐 서산으로이어지는 해안선은 대역사(大役事)의 현장이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리아스식 해안이었지만 지금은 돌과 모래로 메워져 육지가 됐다.얽히고 설킨 실타래처럼 꼬불꼬불 이어지는 해안선은 곧게 뻗은 직선도로로 변했다. 한 때 바다였던 곳을 질주하는 쾌감, 이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색체험이다.
도로 옆 바다에는 물이 빠지면 풍부한 해산물을 보유한 천연 갯벌이 펼쳐진다. 해질녘 차를 세우고 바라보는 일몰, 그 감동을 한번 맛본 사람은 결코 잊지 못한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라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서해안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이다.
#서해대교와 행담도휴게소
출발점은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길이 7,310m에 달하는 국내 2번째로 긴 다리이다. 2001년 개통 당시에는 첫번째였지만 이후 완공된 부산 광안대교(7,420m)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웅장한 자태는 변함이 없다. 도로 옆으로 펼쳐지는 서해의 풍광이아름답다. 단 차를 세우는 것은 금물이다. 이로 인한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니, 차창 밖으로 보는 경치에 만족해야 한다.
대신 평택을 지나 당진으로 넘어오는 길에 행담도휴게소가 있다. 국내 최초의 관광용 고속도로 휴게소이다. 휴게소 뒷편으로 가면 바다와 연결되는소로가 나있다.
썰물이면 넓게 드러나는 갯벌은 바지락 천국이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서해대교 또한 장관이다. 커피 한잔 혹은 요기를 때우기 위해 휴게소를 찾은사람도 좀처럼 발을 떼지 못한다.
#석문방조제
행담도휴게소를 지나 송악IC에서 빠져 나온 뒤 38번 국도를 따라 우회전하면 석문방조제와 만난다. 1995년 당진군 송산면 가곡리 성구미와 석문면 장고항리를 연결, 생겨난 방조제이다.
길이만 10.6㎞에 달한다. 길 중간에 신호등이 하나도 없는데다 차량통행량도 많지 않아 속도감을 즐기려는 운전자들이 자주 찾는다.
왼편으로는 방조제공사로 생겨난 호수와 간척지가 펼쳐진다. 도로의 끝 지점인 장고항에서 바다로 진입하는 길이 나있다. 해안 양옆으로 야산이 튀어나온 모습이 장구통을 세로로 잘라놓은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도로 곳곳에 차를 세우고 3m 가량 높이의 방조제에 오르면 넓은 서해바다를 볼 수 있다. 갯벌에는 눈알고둥, 개울타리고둥 등을 잡는 관광객으로 붐빈다. 일정을 늘리고 싶다면 장고항에서 국화도 등 인근 섬으로 가는 여객선을 이용하면 된다.
#왜목마을
석문방조제에서 대호방조제로 향하는 길 중간에 왜목마을이 위치하고 있다. 서해안에서는 드물게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어 유명해진 곳이다.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왜가리목처럼 길게 튀어나와있다고 해서 이런 지명이 붙었다.
마을 뒷편에 마련된 275개의 계단을 오르면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이 곳의 해돋이와 해넘이는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있다.이 곳 역시 썰물때면 굴따는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대호방조제
왜목마을을 지나면 곧장 대호방조제와 만난다. 길이 7.8㎞의 방조제의 끝은 도비도이다. 옛날에는 섬이었지만 방조제공사로 육지가 됐다. 물이 빠지면 넓게 드러나는 갯벌은 수도권 최고의 갯벌체험 행사장 중 하나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인근 난지도로 향하는 배편이 도비도선착장에서 운행한다. 20분 소요.
/당진=한창만기자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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