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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업계 "정유.유화업계 원료값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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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업계 "정유.유화업계 원료값 내려라"

입력
2004.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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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업계끼리 원자재 가격이나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분쟁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대한 원가를 낮추고 수입을 늘리려는 업계의 자구노력이 불가피하게 거래 상대 업종이나 기업과의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는 것이다.이원호 한국화섬협회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유ㆍ유화업계가 원유가 상승폭 이상으로 원료 가격을 인상,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화섬ㆍ섬유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 단기처방이나마 원료가 인하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유가는 지난해 6월 대비 44.1% 상승했으나 폴리에스테르 원료인 텔레프탈레이트(TPA)와 에틸렌글리콜(EG)은 각 41.0%와 58.2%, 나일론의 원료인 카프로락탐(CPL)은 59.3%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도 평균 유가 상승이 15.6%인 반면 TPA의 원료인 파라자일렌(PX)은 20.8%, EG는 16.5% 인상됐다.이 회장은 “원자재 비중을 고려하면 PX 등의 가격 인상폭은 원유가 인상율의 65%정도여야 하지만 오히려 높다”며 “업계에서 통용되는 적정가를 따졌을 때 정유ㆍ유화업계가 PX, TPA, EG 3개 부문에서 약 6,000억원의 초과이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또 “고유가 시대에 정유ㆍ유화업체들이 올 상반기에만 지난 한 해에 맞먹는 영업이익을 낸다는 것은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부당행위 여부를 조사하도록 호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화섬업계는 세계적 공급과잉, 중국과의 가격경쟁력 상실, 원료가ㆍ임금 상승 등으로 올 상반기 7개사가 적자를 냈으며, 지난해 KP켐텍이 의왕공장을 폐쇄한 데 이어 올해 금강화섬이 사업을 접었고 대한화섬도 일부 조업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정유ㆍ유화업계측은 “화섬업계의 경영난은 경기침체에다 공급 과잉에 따른 것”이라며 “국제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불가피하며 모든 책임을 원자재 쪽에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납품가를 둘러싼 분쟁도 증가 추세다. 자동차 업계는 지난 6월 GM대우와 쌍용, 르노삼성차등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24개 주물부품업체가 납품가 인상을 요구하며 3일간 납품을 중단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또 납품가격을 둘러싼 마찰로 지난 5월초부터 외국계 할인점 까르푸에서 식품 및 생활용품을 전량 철수시킨 CJ는 아직도 납품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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