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ㆍ글 사랑에 한 생을 바치고 지난해 타계한 이오덕씨의 글 모음 ‘우리말 살려쓰기-하나’(아리랑나라 발행)가 그의 첫 기일(8월25일)을 맞아 출간됐다. 그가 살 적에 낸 ‘우리 글 바로쓰기 1,2,3’ 이 이어 염두에 두던 ‘우리 말 살리기 작업의 결과들을 묶는 일’의 첫 성과로, 모두 네 권이 나올 계획이다.그가 한결같이 말하고 썼던 것과 이 책의 가르침은 다르지 않다. “삶이 담긴 글을 알기쉬운 우리말로 쓰자”이다. 다시말해,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틀리지 않게 누구나 잘 알 수 있는 말로 쓰자는 가르침이다.그는 ‘문학이라는 허깨비에 홀려’ 무슨 글이든 머리로 꾸며 만든 글처럼 써야 근사한 작품으로 인식하고,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운 한자말과 외국말로 우리말을 더럽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아이들이 보는 동화책에 조차 ‘웃는다’가 아니라 ‘미소를 짓는다’로, ‘달린다’가 아니라 ‘조깅한다’로 쓰이는 현실을 못마땅했다.
책에는 알게 모르게 잘못 쓰는 말을 ‘구체적으로 지적해 설명하고’(나쁜말), 바람직한 우리말을 ‘낱낱이 들고 풀어’(바른 말) 바로잡는다. 신문글에 대한 비판도 맵다. 그는 ‘태양 주위를 둘러싼 원형 무지개가…코로나라고 불리는…먼지에 의해 굴절돼 발생한다’를 ‘태양을 둘러싼 둥근 무지개가…코로나라고 하는…먼지 때문에 껶여 생겨난다’로 고쳐놓고 있다.
그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들은 책 뒤에 ‘바로잡은 낱말 모음’을 덧붙였는데, 이는 뒷날 ‘우리말 살려쓰기’ 4권을 모두 펴낸 뒤 사전을 만드는데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최윤필기자walde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