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등반도중 실종됐던 40대가 한 이동통신사의 휴대전화 위치추적 거부로 뒤늦게 구조되는 바람에 숨졌다.지리산 등반에 나선 김모(45·회사원·경남 창원시 남양동)씨가 실종된 것은 지난 22일 오후 7시15분 전후. 김씨는 이날 4시간 먼저 출발한 고교동창생 12명과 지리산 장터목대피소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뒤 거림매표소를 출발, 혼자 등반하다 실종됐다.
김씨가 장터목대피소에 오지 않자 동창생들이 실종신고를 냈고 경남 진주소방서 소속 119구조대원들이 즉시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어두운 상태에서 비까지 내려 구조에 어려움을 겪자 119구조대는 모 이통사에 김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통보하고 위치추적을 의뢰했다.
이에 대해 이통사는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범죄수사가 아니면 개인정보나 위치를 알려줄 수 없다"고 거절, 구조대원들은 김씨를 찾지 못했다.
결국 김씨는 실종 3일만인 24일 오전 11시께 경남 산청군 시천면 내대리 지리산 도장골에서 119구조대원들에 의해 혼수상태로 구조돼 진주의료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후 사망했다.
119구조대 관계자는 "이통사에서 김씨의 위치만 확인해 줬어도 생명은 구할 수 있었다"며 "응급 구조 시에도 위치확인을 해 주도록 법률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청=정창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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