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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사회가 덩샤오핑을 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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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사회가 덩샤오핑을 보는 방법

입력
2004.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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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鄧小平) 동지는 중국 경제개혁의 설계사이며, 항상 인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은 지도자였다.”22일 덩샤오핑 탄생 100주년을 맞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최고의 찬사로 고인을 기렸다. 공식 기념식만이 아니다. 특파원과 외신이 전하는 기사와 사진을 보면 추모 열기는 유치원 아이에서부터 주름살이 가득한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중국 공산당이 부채질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체제 특성상 국민을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가기도 쉽다. 그러나 그의 공적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없다면 아이들이 그의 대형 사진 앞에서 웃고 떠들며 자연스럽게 존경을 표하는 모습을 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는 마오쩌둥(毛澤東) 이후 최고지도자로서 거대 국가를 이른바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이끌어 빈곤과 저개발을 털어내고, 군 현대화를 이룩했다. 중국 역사상 한 번도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꿈을 실현했으니 누군들 후한 점수를 주지 않으랴. 현재의 추모 열기는 넉넉하고 강해진 중국의 국민적 자축 열기이기도 하다.

이 자축연에서는 ‘영웅 덩샤오핑’에 대한 찬사만 나올 뿐 눈곱만치의 과오도 언급되지 않는다. 민주화 요구를 짓누른 톈안먼(天安門) 사건은 지워진 듯하다.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공산당의 집권력을 강화하겠다”는 후진타오의 다짐에서는 그런 과오조차 오늘을 있게 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주장까지 엿보인다.

덩샤오핑이 역사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웅은 역사, 즉 현재를 사는 사람들의 과거에 대한 인식이 만든다는 생각이 새삼스럽다. 끊임없이 인물 죽이기가 시도되는 우리 현실이 현재의 불만과 우울의 반작용일 수도 있다는 안타까움도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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