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길에서 주운 1억원이 넘는 고려청자 때문에 10년 친구의 우정에 금이 가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지난해말 서울 금천구에서 부동산중개소를 운영하는 지모(57)씨의 아내가 동네어귀를 거닐다 길에서 우연히 버려진 도자기 한점을 발견, 집으로 가져왔다. 지씨는 이 도자기를 집 마당 한구석에 뒀다가 10년 전부터 종종 자신의 사무실에서 바둑을 두며 친구로 지낸 고모(65)씨에게 "당신이 가져가서 팔아보다 값이 나가면 반만 주시오"라고 제의했다.
며칠 후 고씨는 "인사동에 가서 알아보니 1억5,000만원이 넘는 고려청자더라"라며 감정서를 보여주었다. 지씨가 자세히 보려 하자 "골동품가게에 판매를 위탁했고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도로 감정서를 가져갔다. 이후 2월7일께 고씨는 "일본사람과 부산사람이 서로 사려고 하는데 1억원만 준다고 해서 안 판다"는 등 지씨에게 자랑했고 지씨는 도자기를 도로 돌려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틀 후 고씨가 돌려준 것은 손잡이 부분에 원숭이가 비스듬하게 달라붙은, 고려청자가 아닌 꽃무늬에 뚱뚱한 모양의 다른 도자기였다. 지씨는 진짜 고려청자를 내놓으라며 따졌고, "도자기를 돌려줬는데 엉뚱한 소리를 한다"며 옥신각신하던 중 고씨가 종적을 감췄다고 지씨는 주장했다.
/홍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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