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 체조 남자 개인종합에서 양태영이 심판 오심으로 금메달을 놓친 데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양 선수는 평행봉에서 완벽한 연기를 하고도 심판 오심으로 감점을 받아 동메달에 그쳤고, 미국의 폴 햄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국내에서의 항의와 비난의 소리는 당연하다 하겠지만, 미국 언론들이 이 문제를 들고 나오고 있어 주목거리다.
한국 체조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오심에 의해 놓친 것은 정말 억울한 일이다.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금메달이 하나 더 아쉬워서가아니라 승부가 명확해야 할 스포츠정신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물론 오심을 안 즉시 즉각적인 이의제기를 하지 못해 정정기회를 놓친 한국 선수단의 현장 대응능력과 과실은 간과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심판 채점의 오류를 인정하고 해당심판 3명을 자격정지 시키는 중징계를 내리면서도 판정번복 불가의 입장을 밝힌 국제체조연맹(FIG)의 처사는 납득할 수 없다.
연맹규정을 들어 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 판단을 넘긴 올림픽조직위원회(IOC)의 태도도 적절치 못하다. 명백한 오심임이 드러나면 정당한 절차에의해 판정이 정정되는 것이 정정당당한 승리를 추구하는 올림픽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폴 햄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심판의 오심에 따른 것으로 인정하고 금메달 공동 수상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것은 이번 오심이 2002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의 ‘오노 사건’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오심이 ‘제2의 오노사건’으로 비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펜싱 수영 승마 등 다른 종목에서도 오심사례가 속출하는 것을 보고 스포츠정신의 훼손을 막는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무능한 판정은 나쁘다. 부당한 판정은 더욱 나쁘다’는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의 논평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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