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거래신고제가 당초 취지와 달리 중대형보다는 소형 평형의 집 값을 더 하락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택거래신고제가 해제될 경우 강남권 중대형 평형의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23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강남ㆍ강동ㆍ송파구 등 올 4월 주택거래신고제가 도입된 지역의 아파트(재건축 제외) 시세는 지정 이후 현재까지 평균 1.2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주택거래신고지역이 아닌 서울지역의 아파트 시세는 0.19%가 올라 주택거래신고제가 집값 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택거래신고제가 적용돼 취득ㆍ등록세를 실거래가로 신고해야 하는 전용면적 18평 초과 아파트는 1.05% 하락한 데 반해, 신고대상도 아닌 18평 이하 소형 아파트는 3.68%나 값이 내렸다. 소형 평형이 중대형 평형보다 3배 이상 더 가격이 내린 것이다.
특히 강남구의 경우 소형 평형이 5.32%나 내린 반면, 중ㆍ대형은 0.50% 하락하는데 그쳤다. 강동구도 소형 평형의 하락률(-3.99%)이 중ㆍ대형 평형(-1.00%)의 4배나 됐다. 송파구는 소형(-1.40%)과 중ㆍ대형(-1.31%)의 하락률이 비슷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6단지의 경우 전용면적이 16평인 23평형은 신고제 시행 이후 3,000만원이나 하락한 반면, 같은 단지 34평형은 1,750만원 밖에 내리지 않았다. 이는 대형 평형에 사는 부유층들은 가격이 내려도 시세 회복을 기다리는 반면, 서민들은 자금 부담을 못 이겨 값을 크게 낮춰서라도 집을 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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