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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뭉크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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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뭉크의 '절규'

입력
2004.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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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대담한 그림 절도사건이 1911년 8월 20일 파리에서발생했다. 루브르 박물관의 ‘보석’이랄 수 있는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사라진 것이다.27시간이나 지나 도난 사실을 안 프랑스와 전 유럽의 언론은 경악과 분노로 들끓었다. 피가로 지는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분개했다.

<이 엄청난 사건을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그냥 지독히 재수없는 농담을 들은 것처럼 여기고 하지만 작품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고, 어쩌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지도 모른다…>

■국제 절도조직이 개입된 범죄였다. 이탈리아와 남미 출신인 범인들은범행 전에 유명 복제기술자에게 6점의 복제품을 제작하게 했다. 그림을 훔친 후 미리 확보한 북미의 5명, 남미의 1명 등 각 고객에게 복제품을 진품이라고 속여서 팔 계획이었다.

범인들이 언론의 엄청난 관심과 보도량에 주눅들어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있는 동안, 진품은 허름한 주범의 집에 2년이나 숨겨져 있었다. 루브르 박물관 바로 옆이었다. 결국 1913년 말 ‘모나리자’는 돌아오고, 주범은 후에 1년 15일형을 선고 받았다.

■22일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에서 뭉크의 걸작 ‘절규’와 ‘마돈나’가도난 당해 야단이다. 두 작품은 ‘사춘기’와 함께 그의 대표작이며, 우리에게도 낯익은 그림이다.

두 명의 무장괴한은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술관직원을 위협하며 작품을 떼어내 승용차로 도주했다. 뭉크는 병약한 신체조건 속에 사랑과 관능, 공포와 우수 등 문학적ㆍ심리적 주제를 강렬한 색채와 물이 흐르듯이 불안한 형태로 표현했다. 그는 작가의 주관적 느낌을 강조하는 표현주의 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되며, 20세기 회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절규’의 회화사적 중요성을 깨닫고 있던 뭉크는 유화와 파스텔화,판화 등으로 여러 버전을 그렸다. 도난 당한 ‘절규’는 마분지에 유채를사용한 유화다. 다른 미술관에 있는 ‘절규’는 1994년 도난 당했다가 3개월 뒤 찾은 적도 있다. 명작을 노리는 도난사건은 자주 발생한다. 그

러나 명작일수록 장물을 처리하기도 힘들다. 결국 미술관에 거액의 돈을 요구하다가, 범죄가 실패하기 십상이다. ‘절규’가 훼손되지 않고 돌아오기를 희망한다.

박래부 논설위원 parkr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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