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강명신(39)씨는 무더위가 가신 요즘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갈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다. 생태체험과 학습에 도움이 될 만한 곳을 찾기가 수월치 않은 탓이다. 그러던 차에 여의도, 월드컵 공원 등 시내 9개 공원이 9월부터 26개에 이르는 가을맞이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한시름 덜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라인 안전교실에서부터 영화제, 사진교실 등 풍성한 프로그램이 무료인데다가 마음에 딱 들었기 때문이다. 강씨의 자녀들은 도심 속 생태공간에서 펼쳐지는 공원이용프로그램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야외에서 배우니까 머리에 '쏙쏙'
학원이나 교과서에서 만나기 어려운 학습프로그램들이 청소년들과 어린이들을 위해 서울시내 공원에서 주말마다 열린다.
남산공원은 토요일인 내달 4일과 18일에 동면기에 접어드는 맹꽁이와 참개구리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남산의 다양한 식물군을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식물교실'을 일반인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연다. 11일과 18일에는 남산 전시관과 봉수대, 서울성곽, 팔각정 등 역사·문화시설을 돌아보는 생생한 역사문화교실도 문을 연다.
길동에 거주하는 회사원 권모(43)씨는 "지하철과 버스로 금새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공원에서 나들이를 즐기며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역사·생물 공부를 시켜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여의도 공원에서는 매주 토요일 인라인스케이트 전문강사들의 '인라인안전교실'이 벌어진다. 상암동 월드컵공원은 매주 목요일에 목공교실, 금요일에는 아로마(향기요법) 강좌를 준비했다.
나비, 잠자리, 풀벌레 등을 직접 만져보며 자연을 체험하는 생태교실도 시내 곳곳에서 가을 나들이 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길동생태공원은 초등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월, 수, 목, 금요일에 곤충관찰교실을 연다. 이슬이 내려앉은 나무사이로 먹이사냥에 열중하는 산왕거미와 나뭇잎 사이사이에 알을 낳고 있는 흰나비의 신비로운 모습을 코앞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다.
주머니 부담없는 문화생활 '풍성'
한층 선선해진 저녁무렵 노을을 등에 지고 가족들과 함께 공원에서 영화 한편을 감상하는 것도 근사한 일이다.
천호동공원은 매주 토요일 저녁 '곰이 되고 싶어요', '빌리 엘리어트' 등 가족영화를 야외에서 무료로 상영하는 돗자리영화제를 연다. 또 평일에는 오후8시부터 명화를 감상하며 양질의 강의도 함께할 수 있는 '그림 읽어주는 공원'행사가 펼쳐진다.
대학로 낙산공원 예술창작체험마당에선 매주 일요일 나무모빌 만들기, 한지엽서 만들기 등 시민들의 예술적인 끼를 펼칠 수 있는 장도 마련된다.
공원녹지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아이들의 살아있는 교육에 도움이 되고 가족 나들이에도 적합한 프로그램들이 풍성하다"며 "인기 있는 프로그램들은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화와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공원녹지관리사업소 홈페이지(http://parks.seoul.kr)를 참고하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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