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가 로또복권 1등 당첨금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정황을 조사하고 있다.23일 서울 은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붙잡혀 조사를 받던 용의자 박모(33)씨가 로또복권 1등에 당첨돼 21억여원의 당첨금을 수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지난달 초 은평구 대저동 자신의 집에서 함께 살던 홀어머니 배모(60)씨와 직장 금전 등 문제로 다투다 배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지난 21일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악취가 심하게 난다는 이웃의 신고를 받고 박씨 집에 들어가 안방에 방치돼 있던 배씨의 시신과 함께 범행에 사용된 흉기 등을 발견했다.
이후 경찰은 귀가하던 박씨를 살인혐의로 붙잡아 행적 조사를 하던 중 박씨가 최근 로또 1등 당첨금을 수령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 로또복권이 박씨가 직접 구입한 것이 아니라 훔친 복권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살해 현장에서 박씨 모자 소유가 아닌 김모(51)씨 소유 지갑이 발견됐으며, 김씨는 지난 8일 은평구 삼각공원에서 술에 취해 잠을 자던 중 로또복권이 든 지갑을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해 놓았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로또복권을 직접 구입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구입장소를 틀리게 말하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다"며 "훔친 김씨의 지갑에서 나온 로또복권이 우연히 1등에 당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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