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우리 차례다.”전통 효자 종목인 레슬링과 태권도가 예상 밖의 더딘 행보를 보이는 2004아테네올림픽 ‘코리언 호(號)’의 금빛 레이스에 불을 당기겠다는 각오다.
22일(한국시각) 현재 한국 대표팀이 확보한 금메달은 단 5개뿐. 양궁(3개), 유도(1개), 배드민턴(1개)에서 금빛 낭보가 전해졌을 뿐 기대를 모았던 사격이나 탁구 등에서는 금맥이 터지지 않았다.
이 가운데 이날 여자 자유형 4체급 예선을 시작으로 레슬링이 본격 금메달 사냥에 나섰고, 한국의 텃밭인 태권도가 27일부터 도전, 당초 목표였던 세계 10위권 재진입 달성에 박차를 가한다.
한국 레슬링대표팀은 이날 예선에 나선 여자자유형 55㎏급의 이나래(25ㆍ평창군청)를 포함해 9명의 출전선수 중 4명 이상이 확실한 메달감. 특히 시드니 은메달리스트인 그레코로만형 66㎏급의 김인섭(31)과 자유형 84㎏급의 문의제(29ㆍ이상 삼성생명)에게 금 소식이 기대된다.
4년전 시드니에서 김인섭은 손가락과 늑골 부상으로 아쉽게 금메달을 내줬고, 문의제도 약물 복용사실이 드러나 금메달을 박탈당한 알렉산드 레이폴트(독일)와의 준결승에서 막판 역전패하는 등 아픔을 간직,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한판을 벌이겠다는 각오.
또 올림픽 영웅 심권호의 특별 조련을 받은 그레코로만형 55㎏급의 임대원(28ㆍ삼성생명)과 힘이 장사인 60㎏급의 정지현(21ㆍ한체대), 자유형 66㎏급의 백진국(28ㆍ삼성생명)도 다크호스.
배창근 레슬링대표팀 감독은 “다른 종목에서 부진해 부담이 크지만 꼭 목표를 이루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태권 드림팀’의 자신감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매트의 제갈공명’ 김세혁 감독(삼성에스원)이 이끄는 태권드림팀은 고교생 태권스타 황경선(18ㆍ서울체고ㆍ여자67㎏급), 태권낭자 장지원(25ㆍ여자57㎏급), 비운의 중량급 최강자 문대성(28ㆍ남자 80㎏이상급ㆍ이상 삼성에스원), 새별 송명섭(20ㆍ경희대ㆍ남자68㎏급)등 4명.
실력이나 심판 판정에서 유럽세의 견제가 만만치 않지만 올림픽 금메달보다 더 어렵다는 국내 선발전을 3차에 걸쳐 뚫고 올라온 최정예 멤버들이라 최소 2개~최대 4개의 금메달을 노려볼 만하다.
맏형인 문대성이 가장 믿음직하다. 시드니에서 출전권을 김경훈에게 넘겨준 한을 품고 있는 문대성은 프랑스의 파스칼젠틸 등 2m대 장신의 강호들이 많지만 거리만 주지않으면 승산이 충분하다.
장지원도 금메달 획득이 무난하고 송명섭도 ‘금메달 불공’을 드리는 고국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발끝에 힘을 모으고 있다.
김세혁 감독은 “그동안 흘린 땀방울이 결실로 맺힐 순간이 다가오고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아테네=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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