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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인가,동해인가]<9>1890년대까지 '한국해' 표기 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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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인가,동해인가]<9>1890년대까지 '한국해' 표기 통용

입력
2004.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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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고지도 제작자들은 지금의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중국해(Sea of China)나 동해(Estern Sea 또는 Tong-hai)로 인식했고, 오랫동안 그렇게 표기했다.이후 동해에서 밀려온 한국해(Sea of Korea)를 동중국해 자리에 쓰기도 했지만, 1842년 뒤포르(Dufour)의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듯 ‘Mer Orientale ou Toung Hai’ 등의 표기가 등장하면서 한국해 표기는 점차 힘을 잃어갔다. 그러나 1864년까지도 동중국해를 한국해로 표기한 지도가 있다.

그 뒤 동중국해에는 다시 동해(Mer de Orientale) 표기와 청해(Mer Bleue) 표기가 대립한다. 하지만 청해 표기는 정통성이 부족한 탓에 동해에 밀려 소멸하고, 동해의 명칭에 귀속여부를 알려주는 ‘China’라는 단어를 붙여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중국 앞바다의 표기변화를 놓고 볼때 동해(East Sea) 표기는 우리의 동쪽 바다보다 중국 바다와 연관성이 더 깊다. 실제로 서양고지도 중에서 동중국해를 동해로 표기한 지도가 현재 우리의 동해 표기 지도보다 훨씬 많다. 동해 표기 주장은 설득력이 없을 뿐더러, 중국과 마찰을 초래할 개연성도 충분하다.

동중국해에서 사라진 한국해 표기는 1860년대 이후부터 1880~1890년대까지 서해에 다시 나타난다. 한국해와 황해를 병기했지만 이 역시 정통성이 부족한 탓에 곧 사라진다. 이를 끝으로 ‘한국해’는 서양고지도에서 완전히 퇴장하고 말았다. 한국해 표기는 왜 이렇게 정처없이 방랑한 것일까?

서양고지도 제작자들은 ‘한국해’를 통해 우리의 존재와 역사, 문화를 지켜주고 싶었던 것처럼 보인다. 1890년대까지 한국해 표기가 나타나며, 이 표기가 ‘일본해’ 보다 앞서 널리 쓰였다는 것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지도는 단순히 지역의 위치만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역사, 영토, 문화, 세계관등이 응축된 기호이다. 동북아시아에 중국해, 일본해 표기만 있다면 한국 바다의 존재나 역사성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문제는 그 복원이 ‘한국해’인가 ‘동해’인가 하는 것이다. 객관성이나 논리가 충분하지 않은 채 민족감정만 앞세워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국내외 자료수집과 체계적인 연구에 바탕해 우리가 주장하는 ‘동해’ 명칭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돈수ㆍ미술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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