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수개월 내 30달러 선으로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세계은행의 프랑수아 뷔귀농 수석연구원은 21일 "현재의 고유가 현상은 위험요소로 인한 초과 구매력 때문으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함께 없어진다 "면서 국제유가가 수개월 내 30달러 선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20일 "현재의 유가 급등은 국제 투기세력의 농간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며 "장기수급을 고려할 때 배럴당 30∼35달러가 정상적인 유가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라크 정세불안 러시아 석유재벌 유코스 사태 베네수엘라 정정불안 미국 석유재고 감소 등 악재가 산재해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최근의 이상흐름을 설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세계 정유업계는 "배럴당 50달러는 지금의 시장 펀더멘탈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이중 최고 10달러는 헤지펀드에 의한 '투기 프리미엄'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월가의 시각도 비슷하다. 인플레를 우려해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FRB는 석유쇼크가 존재하긴 하지만 미국 경제가 이로 인해 침체로 빠져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배럴당 50달러 선을 넘어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믿음'에 따른 해석이다.
월가에서는 유가가 인플레와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면서 "현재는 인플레 유발과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서의 유가 영향이 거의 균형을 이룬 상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유가 50달러 시대가 추세가 될 것이라는 비관론 역시 만만찮다. 이들은 지금의 높은 유가도 인플레를 감안할 때 100달러에 육박했던 79년 말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현물과 선물 가격차, 과거 가격추이 등을 고려하면 유가는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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