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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봉황대기 고교야구/광주동성, 초록봉황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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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봉황대기 고교야구/광주동성, 초록봉황 품었다

입력
2004.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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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성고가 25년 만에 초록봉황을 품에 안으며 올 전국대회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동성고는 22일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제3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한국일보 스포츠한국 대한야구협회 주최ㆍKTF 협찬) 결승 재경기에서 동향 라이벌 광주일고에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정상에 우뚝 섰다. 최우수선수(MVP)상은 광주동성고 투수 한기주(2학년)에게 돌아갔다. 한기주는 이날 3회 1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 6과2분의1이닝 동안 산발 5안타와 탈삼진 7개로 무실점 호투, 승리투수가 되는 등 이번 대회에서 4승 무패에 방어율 '0'의 강철 어깨를 과시했다.전날 규정 이닝인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재경기에 들어간 이날 기선은 전날처럼 광주일고가 제압했다.

광주일고는 2회초 선두 문대헌의 중견수 앞 안타와 2번 조성원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주형준의 좌중간 안타로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광주일고로서는 3회초 몸에 맞는 볼과 1루수 실책, 볼넷 등으로 맞이한 1사 만루 찬스에서 후속타 불발로 더 달아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위기 뒤는 찬스. 반격에 나선 동성고는 4회말 1사후 선두 박정환과 2번 이원석의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 기회에서 서정화의 3루 땅볼로 1-1 동점을 이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틀간에 걸친 대혈투는 광주일고 투수 나승현의 폭투 하나로 승패의 희비가 엇갈렸다. 광주동성고는 7회말 선두 박성남과 2번 서정화가 연속 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 타자 희생번트 때 2루 주자가 3루에서 아웃되면서 추가 득점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다. 하지만 동성고는 나승현의 폭투를 틈타 1사 2, 3루 찬스를 만든 뒤 9번 타자 전진영이 풀카운트에서 스퀴즈 번트를 감행,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장장 5시간 23분에 걸친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김혁 기자 hyukk@hk.co.kr

■ MVP 한기주 투수

광주동성고의 우승 뒤에는 한기주(2학년ㆍ사진)라는 대형 투수가 있었다. 한기주는 지난해 청룡기 우승을 이끈 데 이어 봉황 무대에서 4승1무의 대기록을 세우며 고교 무대 최고스타로 자리잡았다.

이번 대회 총 6경기에 출전해 31이닝 동안 18피안타 35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으로 꿈의 방어율 ‘0’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한기주는 결승 재경기에서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5피안타, 7탈삼진으로 호투하며 팀승리를 견인했다.

우완 정통파 투수로 185㎝, 88㎏에서 뿜어 나오는 직구(최고 구속 147㎞)가 주무기. 한기주는 “졸업 후 메이저리그에서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같은 대형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건축업을 하는 한영준(48)ㆍ최성덕(44)씨의 2남2녀 중 막내.

■ 광주동성고 윤여국 감독

광주동성고 윤여국(44)감독에겐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봉황대기를 선수와 감독으로서 모두 제패했기 때문. 윤감독은 1979년(당시 광주상고 3학년) 제9회 대회에서 결승전까지 6게임을 모두 던지며 우승으로 이끈 주역으로 당시 최우수선수(MVP)상과 우수투수상도 받았다. 25년 뒤 윤감독은 부임 5년 만에 광주동성고를 정상에 올려놓았다. 윤감독은 “6월 청룡기 결승에서 성남고에 패해 대회에 임하는 선수들의 각오가 남달랐다”고 밝혔다. 윤감독은 재경기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친 중학교(광주동신중) 동기생인 광주일고 허세환감독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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