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존 케리 상원의원의 베트남전 무훈에 대한 진실공방이 연방선거 위원회(FEC)에 대한 제소신청으로까지 비화하는 등 공화당 전당대회(30일)를 앞두고 한층 격렬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케리와 함께 베트남전에서 고속정을 지휘했던 동료 장교가 케리를 적극 옹호하고나서 주목되고 있다.선관위 제소신청
케리 후보측은 20일 ‘케리가 베트남 전에서 훈장을 받은 상황은 교전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TV광고와 책자를 통해반(反)케리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진실을 위한 순찰정 참전용사들(SBVT)’에 대해 FEC에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제소했다.
케리측은 이날 “문제의 광고가 부정확할 뿐 아니라 ‘참전용사들’이 부시ㆍ체니 재선운동본부와 불법적으로 연계돼 있다”며 “광고를 즉각 중단시켜 줄 것”을 FEC에 요청했다.
광고전 공방
‘참전용사들’도 제소에 맞서 반격에 나설 태세다. 이들은 “케리가 베트남 전에서 돌아와 반전지도자가 되면서 동료 군인들을 배신하고 국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는 새로운 TV광고를 제작하는 등 맞불작전에 돌입했다. 이 광고는 23일부터 펜실베이니아와 네바다, 뉴멕시코 주 등지에서 방송될 예정으로 진실 공방전을 한층 가열시킬 전망이다.
케리 후보측도 FEC제소와 더불어 ‘광고에는 광고’로 맞대응 한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2000년 부시 후보를 지지했던 퇴역 공군장성 메릴 맥피크를 TV에 등장시켜 케리의 ‘ 베트남 진실’을 옹호하는 광고를 내보낼 계획으로 광고 공방전 열기는 더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용사들’ 뒤엔 부시가 있다?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은 ‘참전용사들’이 자기 대신 더러운 일을 하길 바란다”며 부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비난했다. 케리측은 부시ㆍ체니 팀이 ‘참전용사들’의 자금줄 역할을 하며 이들을 조정하고 있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케리 후보도 21일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자신의 베트남전 무훈에 대한 공격을 중단시킬 것을 촉구했다.
텍사스주의 공화당 정치인 후원자인 로버트 페리의 자금지원을 받고 있는‘참전용사들’은 케리측의 주장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백악관 역시 ‘참전용사들’의 불똥이 부시 대통령에게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선거팀은 “지난 12개월동안 민주당측을 지지하는‘좌경’ 단체들은 부시 대통령을 공격하는 광고에 6,350만 달러를 썼다”며 “이 역시 민주당측의 방조 아래 부시 대통령을 비난해온 것은 피장파장”이라는 입장이다.
동료 장교의 케리 옹호
시카고트리뷴지의 윌리엄 루드 편집자는 21일 신문 웹사이트에 올린 기명 기사에서 케리가 무훈을 세워 은성 훈장을받은 1969년 2월28일 전투에서 고속순찰정 3대 중 1대를 자신이 지휘했다며 “케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곳에 있었던 우리 같은 사람들은 거짓 주장을, 특히 현장에 있지도 않은 사람들의 그런 주장을 듣고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