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하가 있자 금융시장은 예상 밖의 조치를 해석하고 대응하느라 바빴다.우선 주식시장은 콜금리 인하를 크게 환영했다. 주가는 콜금리 인하 전 766포인트에서 지난 주말까지 20포인트나 상승했다.
일부에서는 콜금리 인하로 인해 국내외 금리차가 축소 내지는 역전되고 원화환율이 상승하면서 해외로의 자본 이탈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했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서는 그 같은 우려와 달리 원화가 소폭이나마 강세를 보였다.
자금이동 동향을 보면 투신권으로 2.2조원이 유입됐는데, 채권수익률 급락이 말해주듯 유입자금 중 대부분은 장단기 채권형수익증권으로 집중됐다.반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고객예탁금은 콜금리 인하 전에 비해 3,80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지만 실제 개인자금의 증시 유출입을 나타내는 실질예탁금은 오히려 2,800억원이나 감소했다.
결국 콜금리 인하 이후 부동산이나 은행권에서의 자금 이동은 아직 특별한변화가 없거나 집계상 어려움으로 인해 포착하지 못했지만 채권과 주식시장에서의 자금이동은 그 명암이 명확하게 갈렸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콜금리 인하로 인한 시중자금의 증시 유인 효과가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이르다고 본다. 실질금리가 제로 내지는 마이너스 영역에 가까워지면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1998년 11월, 2001년 8~9월, 2003년 3월의 경우 실질금리가 제로 영역에 접근하면서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기 시작해 실질예탁금이 급증했었다. 종합지수 역시 실질금리가 제로에 근접하는 시점에 반전을 해 중장기적인강세장에 진입하곤 했다.
물론 실질금리가 급락한 초기에는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됐지만, 가계의부채 구조조정으로 인해 시중 자금의 증시 유입이 단기간에 그치고 만 2003년 3월의 경우와 같은 예외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때와 달리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권역으로 진입한 상태이고 또 문제가 되고 있는 가계 부채 구조조정 진행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서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 여건이 진척되고 있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현재 국내의 마이너스 실질금리의 효과는 당장은 아닐지라도 국내 금융환경 구조, 특히 투자자산 선호도를 높이는 메가톤급 재료임에 틀림없다. 이번 주 증시에서도 이 같은 기대가, 단기급등으로 조정압력이 높아진 증시의 하락을 막아주는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리 조정을 받은 내수주 흐름에 다시 한번 주목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김세중 동원증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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