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는 역시 신화의 땅이었다.한국배드민턴 남자단식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손승모는 20일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남자단식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손승모는 이날 아테네 구디체육관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소니 드위 쿤조로(인도네시아)를 맞아 풀세트 접전 끝에 2-1(15-6 9-15 15-9)로 이겼다.
1세트 초반 2-6으로 초반페이스를 잃고 뒤졌지만 안정된 수비와 드롭샷으로 이후 1점도 내주지 않고 13점을 획득,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세트에서는 강력한 스매싱에 눌려 9-15로 내줘 세트스코어 1-1을 허용했지만 마지막 세트에서는 강약을 조절, 쿤조로의 실책을 유발하면서 결승에 안착했다.
세계랭킹 13위 손승모는 2002년 코리아오픈 준우승, 지난해 영국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 진출 등 꾸준히 대회에서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만년 '2인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 했다. 준결승 진출에 비해 우승회수가 너무 적었던 것. 무엇보다 바르셀로나(1992)에서 배드민턴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유독 남자단식만이 4강에도 단 한번 진출하지 못해 서러움은 더했다.
하지만 이제 지나간 일. 21일 오후 인도네시아의 타우픽 히다야트(랭킹 12위)를 껶고 대망의 금메달만 획득하면 한 순간에 새로운 지존으로 거듭나게 된다. 손승모의 어머니 김경이(51)씨는 "국민의 응원 때문에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며 "반드시 금메달을 딸 것으로 믿는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배드민턴 여자복식 나경민(대교눈높이)-이경원(삼성전기)조는 이날 아테네 구디체육관에서 열린 중국의 양웨이-장지웬조에 0-2로 패해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아테네=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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