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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2004/터키 역도신동 사기르 "그냥 참가했는데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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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2004/터키 역도신동 사기르 "그냥 참가했는데 우승"

입력
2004.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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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참가했는데 금메달리스트가 됐어요.”신동의 우승 소감으로는 뜻밖이었다. 제2의 ‘나임 슐레이마눌루’로 불리는 터키의 19세 소년 타네르 사기르는 의젓했다. 슐레이마눌루는 88서울올림픽에서 6개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것을 시작으로 올림픽을 3연패한 터키의 ‘작은 헤라클레스’.

169㎝ 단신에 준수한 외모의 사기르는 20일 오전 3시40분(한국시각) 니카이아 올림픽홀에서 열린 남자 역도 77㎏에서 올림픽 기록(인상ㆍ합계 각각 2회)을 무려 4차례나 경신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 부문(인상 용상 합계)에서 주니어 세계기록을 갖고 있는 그는 이날 인상 172.5㎏, 용상 202.5㎏, 합계 375㎏를 쳐들어 우승했다. 자신의 기록을 인상에서 5㎏, 용상에서 2.5㎏ 늘린 것이다.

인상 및 용상 부문에서 각각 세계기록 보유자인 필리모노프(2위ㆍ카자흐스탄)와 페레페트체노프(3위ㆍ러시아)가 마지막까지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타기르는 마지막 용상 3차 시기는 시도하지도 않고 여유있게 승리했다. 한 번의 시기도 실패하는 법 없이 용수철처럼 바벨을 번쩍번쩍 들어올려 관중을 열광시켰다.

지난해 세계주니어 역도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아홉살 때 친구가 한번 해보라고 권유해서 바벨을 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주변에서 너무 잘한다고 칭찬해주고 역기를 들 때마다 묘한 성취감을 느껴 흠뻑 빠지게 됐어요”라고 말한다.

“성인 대회에 참여했지만 뛰어난 선수들이 출전한다는 것 외에는 주니어 대회와는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나는 원래 자신감이 넘치는 스타일로 어떠한 경우에도 주눅이 들지 않습니다.”

전설적인 역사 슐레이마눌루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내 나이를 보십시오. 지금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오늘 스스로의 능력에 놀랐습니다. 앞으로 역도를 계속 즐긴다면 나에게 기회가 올 것입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아테네=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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