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과학자가 유전자 질병인 근위축증의 발병 원인을 밝혀냈다.미국 샌프란시스코대 어니스트 갤로 연구소 김홍균(36) 박사는 단백질 내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제거하는 유전자 ‘SNF_6’에 결함이 생기면 근육이 퇴화, 근위축증이 생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단백질 조직의유전적 결함이 근위축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으나 정확한 발병 원리를 찾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는 영국에서 발행하는 세계적 과학 학술지 ‘네이처’ 19일자에게재됐으며 김 박사는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이 올랐다.
논문에 따르면 근육을 오랜 시간 사용할 때 아세틸콜린은 SNF_6 유전자의도움을 받아 제거돼야 하며 이 같은 작용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근육은 서서히 퇴화해 근위축증이 일어난다. 세로토닌, 도파민 등 대부분의 신경전달물질은 이를 제때 제거하는 운반체를 갖고 있으나 아세틸콜린은 평상시효소분해가 워낙 잘돼 제거 운반체가 따로 없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연구팀은 근위축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돌연변이 선충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SNF_6 유전자가 아세틸콜린을 제거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 박사는 20일 전화통화에서 “아세틸콜린을 제거하는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을 큰 성과”라며 “이 유전자를 겨냥한 약물을 개발하면 지금까지 불치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증을 치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근위축증은 주로 5~12세의 남자 아이에게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며 근육이 서서히 퇴화해 20대를 넘기지 못하고 대부분 사망하는 심각한 병이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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