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마루종목에서 완벽한 착지를 한 뒤 16세 앳된 소녀 칼리 패터슨(미국)은 코치인 예브게니 마르첸코를 부둥켜 안았다.‘9.712’라는 숫자가 점수판에 떠올랐고 합계 38.387점을 받은 패터슨은 이 종목에서 ‘체조 여왕’ 스베틀라나 호르키나(25ㆍ러시아)를 제치고20년만에 조국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호르키나의 그늘에 가려있던 패터슨의 개인종합 우승은 단순한 ‘깜짝쇼’가 아니었다. 지난 해 미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패터슨은 간발의차로 호르키나에게 우승을 내줬다. 마지막 종목인 도마에서 착지에 실패,눈앞에서 ‘대어’를 놓친 것.
하지만 당시 153㎝, 44㎏의 패터슨은 기계 체조선수로서는 상당히 큰 키(165㎝)인 호르키나에 비해 체격조건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때부터 호르키나도 자신보다 9살 어린 소녀에게 항상 경계의 눈길을 보냈다. 호르키나에게 왕위를 갓 물려받은 패터슨은 시상대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미국 국가를 따라 불렀다.
아테네=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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