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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눈독·포기 "2色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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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눈독·포기 "2色 풍경"

입력
2004.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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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불황에다 금값 상승으로 서민들의 돌잔치에서 금반지가 사라진 지 오래지만 부유층들이 투자수단으로 금을 사모으면서 금괴 밀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관세청 평택세관은 지난 16일 시가 20억원 상당의 금괴 120㎏을 특수조끼에 숨겨 밀반입하던 중국인 여객선 선원 G씨와 국내 용역업체 직원 K씨 등 3명을 검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중국 영성과 평택을 오가는 정기여객선을 이용, 6차례에 걸쳐 금괴 운반용으로 제작된 특수조끼에 금괴를 은닉해 밀반입해오다 적발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들어 6월 말까지 세관에 적발된 금괴밀수는 58억1,5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무려 21배나 늘었다. 합법적인 금 수입도 28억7,500만달러(3조4,500만원)로 지난해보다 173.4%나 늘었다. 1㎏짜리 금괴 23만개가 수입된 셈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금 시장 양성화를 위해 지난해 7월 금괴 거래 부가세를 면제한 뒤 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금괴 수요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유층들의 '금 사재기' 때문. 한 시중은행의 금 투자상품에는 올해 237억원이 몰렸다. 이 가운데 52억원은 실제 금괴를 매입했다. 1㎏짜리 금괴 하나에 1,5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3,400여개가 팔린 셈이다.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금에 투자했던 고객들은 큰 돈을 벌었다"며 "금값이 많이 올라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고객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세관 관계자는 "국내 금값이 해외보다 비싸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노린 금괴 밀수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처럼 금괴 수입이 급증하는데도 시중 금은방은 셔터를 내린 곳이 많다. 서울 종로 3가 귀금속상가 G금은방 주인 김영란(45·여)씨는 "불황에다 금값이 급등해 찾는 손님이 거의 없다"며 "돌반지를 찾는 손님은 보기 어렵고 혼수 장만을 위해 들르는 예비 부부조차 드물다"고 푸념했다. 종로에서 15년 넘게 귀금속상을 해왔다는 장모(61)씨는 "귀금속은 경기가 나빠지면 가장 빨리 타격을 받는다"며 "어쩌다 찾는 예비 부부들도 예물 구입비가 예전의 절반 수준인 평균 150만∼200만원이 보통이고 '커플링'만 달랑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20일 귀금속 상가에서 거래된 소매 금값은 1돈쭝(3.75g)에 6만6,800원. 하루 사이 300원이 올랐고 지난해 8월보다 20%나 뛰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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