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 말기 판정을 받은 아버지의 생명을 되살리기 위해 자식들의 효행이 잇달아 감동을 주고 있다. 20대 남매가 나란히 수술대에 올라 아버지에게 간이식을 했는가 하면, 고3 수험생 아들이 체중을 13㎏이나 빼는 노력을 한 끝에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떼어주는데 성공했다.
경기 하남시 신장1동에 사는 심영선(26)·주영(22ㆍ대학생·여)씨 남매는 최근 각각 400g씩의 간을 떼어 아버지(심재웅·57ㆍ요식업)에게 이식했다 .
아버지 심씨는 지난해 11월 다른 치료를 받으러 서울 아산병원을 찾았다가 뜻밖에도 간경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딸 주영씨가 간 이식을 자처하고 나섰으나 체구가 작은 그녀의 간만으로는 이식이 어렵다는 의료진의 견해가 나왔다.그러자 아들 영선씨가 주저 없이 뒤따라 나섰다.
전세로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심씨 가족에게는 수술비 역시 큰 문제였으나 남매의 효심에 감동한 친인척과 친구들이 나서 수술비를 보탰다. 지난 달 22일 간이식 수술이 이루어졌고, 아버지 심씨와 남매의 건강이 회복됐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13㎏ 감량후 '건강肝' 드려
한편 박진웅(18·광주 살레시오고)군은 고3 수험생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박봉기씨·53·경찰공무원)을 위해 선뜻 나서 20일 서울아산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박군은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의 간을 이식하기 위해 지난 5월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으나 지방간 증세가 있어 곤란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에 박군은 과체중을 줄여 지방간을 없애기 위해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박군은 입시 준비에 쫓기면서도 매일 5㎞씩 달리기를 하는 등 2개월여의 모진 노력 끝에 13㎏을 감량했다. 다시 병원을 찾아 지방간 증세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판졍을 받은 박군은 아버지에게 간을 드릴 수 있게 됐다는 기쁨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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