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고 투명한 경영 실천이 재계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SK㈜ 사외이사7명이 책임ㆍ윤리 경영을 다짐하며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사외이사 윤리강령’을 선포했다.조 순 전 부총리와 한영석 변호사 등 SK㈜ 사외이사들은 20일 서울 종로구서린동 SK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체적으로 제정한 윤리강령을 선포한 뒤 서명식을 가졌다. 사외이사 윤리강령은 올 1월 한국가스공사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선포한 이후 SK㈜가 두 번째로 채택했다.
윤리강령은 독립된 이사로서 이사회가 최고 결정기구임을 재확인하는 한편▦ 회사가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무를 다하도록 노력하고 ▦ 이해관계자로부터 투명하고 초연한 입장을 유지하며 ▦ 기업가치 손상의 우려가 있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 서로의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활기찬 이사회 문화를 정립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사외이사들은 특히 독립성을 더욱 강화,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하는 등 회사 발전 뿐 아니라 한국 이사회 선진화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순 전 부총리는 “3월 새로운 이사회가 출범할 때나 지금이나 SK㈜를 좋은 지배구조를 가진 세계 초일류 기업의 표본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며 “윤리강령 제정도 이같은 노력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윤리강령의 내용에 대해 “선언적이고 교과서적으로 보일지 모르나 현재 회사가 가장 필요한 게 바로 원칙”이라며 “공정무사한 태도로 원리원칙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사외이사들은 9월말 미국에서 열리는 SK㈜의 해외 IR(기업설명회)에 최태원 회장과 함께참석, 해외투자자들에게 지배구조 개선 상황을 설명할 예정이다.
지난해 ‘SK사태’로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소버린자산운용과의 혹독한 경영권 분쟁을 겪은 SK㈜는 올 3월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사외이사 비율을 70%까지 확대하고, 이사회 사무국을 신설해 이사회 지원업무를 전담토록 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그 동안 우리나라 간판 기업의 사외이사들은 이사회에서 안건에 대해 반대하는 사례가 거의 없는 등 ‘거수기’라는 비난을 받아왔다”며 “SK㈜가 이사회 중심 경영의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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