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화 코치의 미소에는 아쉬움과 씁쓸함이 배었다.자신이 88올림픽서 열 아홉의 나이로 양영자와 짝을 이뤄 만리장성을 무너뜨렸을 때의 그 기쁨을 후배 선수들과 다시 누려보고 싶었다. 그러나 중국은 강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 이은실(삼성생명)-석은미(대한항공)조는 20일(한국시각) 갈라치올림픽홀에서 열린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세계 1, 2위 장이닝-왕난조를 맞아 16년만의 여자복식 금메달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세트 스코어 0-4(9-11, 7-11, 6-11, 6-11). 완패였다.이-석조는 1세트 중반까지 시소게임을 벌였으나 결정적인 실수가 이어진 데다 상대방 공이 2차례 네트를 맞고 돌아오는 불운까지 겹쳐 첫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이후 한 차례도 리드하지 못한 채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에 앞서 벌어진 김경아(대한항공)-김복래(마사회)조는 중국의 니우지안펑-궈예조에 풀세트 접전 끝에 3-4(7-11 11-5 4-11 9-11 11-7 11-9 9-11)로 져 메달 꿈을 접었다.
그러나 끝이 아니다. 현정화 코치는 김경아(세계 6위)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여자 단식 4강에 진출한 김경아는 21일 오후 5시 세계 1위인 장이닝(중국)과 결승진출을 다툰다. 여자 복식팀이 당한 패배를 설욕하는 동시에 현 코치가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따 낸 동메달 이후 계속된 '여자 단식 노 메달'의 설움도 한꺼번에 날릴 기회다.
북한의 김향미 역시 싱가포르의 리지아웨이와 4강에서 격돌할 예정이어서 두 선수 모두 이길 경우 남북이 금메달을 놓고 펼칠 멋진 대결도 기대된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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