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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중국行이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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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중국行이 능사 아니다"

입력
2004.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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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및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하고 있는 삼화양행 정해상사장은 18일 삼성전기가 마련한 ‘제1회 협력회사 윈-윈 활동대회’에서 “한동안 중국 진출을 심각하게 검토했으나 자체 경쟁력 확보에 힘쓰기로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정 사장의 결정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제조거점을 중국으로 옮기는 탈한국 러시 경향 속에 이례적인 경우다. 이처럼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제조경쟁력 확보를 통해 국내 생산을 강화하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중견 가전업체 동양매직은 올들어 공정혁신을 통해 제조원가를 중국 수준으로 맞추는 FCR(Factory Competitiveness Rebuilding)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 동안 해왔던 생산방식을 완전히 뜯어 고쳐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획기적인 개선 작업이다. 동양매직은 FCR 운동에 따라 새로 만든 라인을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본격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동양매직 염용운사장은 “인건비만 보고 중국에 진출해서는 안 된다”며 “국내에서 제조경쟁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자회사인 삼성광주전자를 통해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보다 낮은 원가를 실현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청소기 사업부의 경우 이미 신사출 공법 개발 등을 통해 중국산보다 낮은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기업들도 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으로 생산기반을 옮기는 것보다 대기업의 지원을 받아 자체 경쟁력을 기르는 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삼화양행이 대표적인 경우. 인건비가 치솟고 생산성마저 떨어져 중국행을검토했던 이 회사는 2월부터 삼성전기의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각종 개선작업을 실시했다. 삼화양행은 제품 제조시간이 단축되고 설비 가동률이 올라가는 등 생산성 향상이 뚜렷해지자 중국 진출 계획을 백지화했다.

기업들이 국내 생산쪽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무조건적인 중국행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동안 기업들이 중국으로 간 이유는 저렴한 노동력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중국 시장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들어 중국 내 인건비가 점점 상승하고 노동집약적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현지 기업들이 내수 시장을 장악함에 따라 중국 진출의 매력이 그만큼 사라졌다. 또 섣불리 제조거점을 옮겼다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기업에게 핵심기술이 유출돼 추월 당할 수 있다는 점도 중국 진출 러시에 제동을 걸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남양호 수석연구원은 “핵심기술과 부품, 설비의 우위를 확실하게 갖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 등으로 시설을 옮기는 것은 수명을 잠시 연장하는 것 뿐”이라며 “독자적인 제조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천호기자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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