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모열기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의 탄생 100주년인 22일을 앞두고 중국대륙이 추모 열기에 휩싸여있다.
13일 그의 생가가 있는 쓰촨(四川)성 광안(廣安)현에서 거행된 흉상제막식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참석했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방문했다. 장쩌민(江澤民) 당 중앙군사위 주석은 흉상에 그의 생전 행적을 소개하는 글을 남겼다.
중국의 각 언론들은 앞 다퉈 인터넷 홈페이지에 덩샤오핑 특집 사이트를 만들어 그의 어록과 사진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고 인민일보는 네티즌들을 위한 사이버 헌화 코너까지 만들어 놓았다.
중국국가박물관 등에는 사진과 그와 관련된 문건 전시회 기념전이 줄줄이 열리고 있으며 다큐멘터리도 상영되고 있다.
중국국가박물관은 최근 개막한 덩샤오핑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실에 220여 점의 사진 및 그림과 50여건의 문서, 140여 점의 유품 등을 전시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그의 생전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샤오핑 동지, 안녕’을 상영하고있다.
덩샤오핑 사후 7년 동안 그에 관한 책이 100종 이상 출간됐고 영상물도 60점 이상 만들어졌다.
중국 국영 CCTV와 지방 TV방송국들은 다큐멘터리 ‘샤오핑 동지, 안녕’과 ‘덩샤오핑 1928’를 비롯, 그의 생애와 시장개방이 시작된 1978년에 관한 각종 영상물을 특집으로 방영하고 있다. 통일전선에서 함께 투쟁했던 각계 인사를 비롯 여성계 교육계에서도 회고 좌담회, 사상토론회 등을 열고 있다.
당 중앙위, 국무원, 중앙군사위, 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공동 주최로 기념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덩의 고향인 광안현에서도 20일부터 22일까지 덩샤오핑 기념관 개관식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지며 생가에는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덩샤오핑 평가
불균형 성장론의 토대가 된 그의 선부론(先富論)에 대한 보ㆍ혁 갈등, 장쩌민 중앙군사위직 위임 을 둘러싼 지도부간 대립, 확산일로의 빈부격차, 정치개혁과 민주화에 대한 욕구증진 등이 죽은 지 7년이나 되는 덩샤오핑을 다시 살려내 추모열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략용으로 그가 활용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인은 현재의 중국이 그가 생전에 입안한 설계도면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 중국 전문가는 덩은 죽어서도 중국을 통치하고 있다고 의미심장한 분석을 했다.
덩은 권력역학관계의 조정과 시대의 흐름을 한발 앞질러 선도하는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 숨을 거둘 때까지 중국의 최고 실권자 지위를 유지했다. 직책이 권력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중국 정치 권력의 속성을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1978년 문화혁명 세력을 누르고 집권한 그는 권력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 후계자를 교체하면서 자신의 통치철학인 실사구시의 개혁개방 길을 열었다.
특히 1992년 2월 이른바 남순강화(南巡講話)를 통해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의 보수적 정책기조를 뒤엎고 개혁개방을 재점화 했다. 특히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현실주의와 “실천이 진리를 검증한다”는 귀납적 이론으로 황폐한 중국을 경제 강국으로 변모시키고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중국을 개방했다. 그러나 사실상 그의 지시로 이뤄진 톈안먼 사건의 무력진압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숙제로 남아 있다.
덩샤오핑은 1904년 쓰촨의 부유한 지주의 집에서 태어났으며 프랑스와 소련에서 유학을 했다. 현재 베이징에는 3번째 부인 주오린(卓琳)과 2남3녀가 살고 있다.
/베이징=송대수 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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