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주지영(25ㆍ여)씨는 요즘 밥보다는 후식(디저트)에 더 많은 돈을 쓴다. 분식집에서 간단히 점심을 때운 뒤 카페에서 5,000원짜리 팥빙수를시켜먹는 날이 부지기수이다. 주씨는 “사무실 사람들끼리 점심을 먹거나친구들 모임에 나가면 밥은 아무거나 먹어도 디저트는 꼭 챙겨먹는 편”이라며 “다이어트를 위해 아예 밥 대신 디저트만 먹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밥 보다는 후식에 신경쓰는 디저트족이 확산되며 이들의 미각을 잡기위한디저트 전쟁이 한창이다. 특히 20, 30대 직장 여성들을 중심으로 식사 후디저트 타임을 갖는 문화가 확산되며 디저트 시장은 급성장 추세다.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푸딩과 과일젤리 등 새로운 형태의 디저트 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디저트란 식사 후 입가심으로 먹는 후식 개념의 음식. 그러나 최근엔 테이크아웃 커피와 아이스크림, 요거트, 푸딩, 케이크 등의 ‘고급 간식’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디저트 시장의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역시 떠 먹는 요거트. 현재 우리나라의 떠 먹는 요거트 시장은 1,500억~2,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먼저 ‘요플레’로 떠 먹는 요커트 시장점유율 1위인 빙그레는 최근 요거트의 영양과 과일의 달콤함이 어우러진 유럽풍 건강 디저트 ‘스위벨’을선보이며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달콤한 휴식(sweet)을 알리는 종소리(bell)라는 뜻의 스위벨은 지방을 기존 요거트 제품의 절반 이하인 1%로 낮춘 저지방 제품. 스푼으로 떠도 흘러내리지 않아 먹기에도 깔끔하다. 가격 900원.
이에 앞서 서울우유는 3월 토핑 요거트인 ‘비요뜨’를 출시했다. 비요뜨는 시리얼이나 초코링 등의 곡류를 요구르트에 섞어 먹는 새로운 개념의 디저트로 하루 판매량이 11만개를 넘기며 상반기 히트 상품으로 올라섰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하루 5만개 정도 나가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가격 1,000원.
요거트 아이스크림 전문점 ‘레드망고’도 점포 출시 두 달 만에 매출이 10억원을 넘어서는 등 디저트 시장의 성장성을 보여줬고 맥도날드도 요거트에 냉동 딸기와 바삭한 씨리얼을 섞은 ‘베리나이스 요거트’(2,500원)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요거트 뿐만이 아니다. 디저트 브랜드 CJ 쁘띠첼은 생과일이 들어있는 고급 과일 젤리 쁘띠첼을 비롯 조각 치즈 케이크인 ‘쁘띠케익’, 마시는 과일젤리인 ‘과일하나’와 유럽정통디저트 ‘쁘띠첼 푸딩’ 등 다양한 디저트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디저트 시장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중 ‘쁘띠케잌’은 고급 치즈 케이크를 한 조각씩 포장해 간편하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테이크 아웃 제품으로 인기이다. ‘과일하나’는과일 한 개의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과즙 음료이다. 최근 출시한 ‘쁘띠첼 푸딩’은 정통 유럽 스타일의 고급 디저트 제품으로 부드럽고 촉촉한 맛에 영양가는 높고 칼로리는 낮은 디저트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웰빙 열풍에서 입증된 것처럼 20, 30대 여성 소비 계층은 현재 우리나라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계층”이라며 “디저트의 주타깃이 이들이라는 점에서 디저트는 이제 단지 먹거리가 아니라 여유와 감성을 파는 문화식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ikpark@hk.co.kr
■빙그레 정수용 사장 "… 공격 경영 시동 걸겠다"
구조조정으로 군살을 뺀 빙그레가 불황 속에서도 신제품 출시, 해외진출,인수합병(M&A) 추진 등의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빙그레 정수용(사진) 사장은 최근 경기 남양주시 도농공장에서 ‘스위벨’신제품 설명회를 갖고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된 재원으로 발효유 등 핵심역량에 기반한 사업영역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해외시장 개척과 M&A를 통한 신규 사업 진출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빙그레의 공격 경영 신호탄은 스위벨의 출시. 구조조정 이후 내 놓은 첫신제품이다. 정 사장은 “제품 고급화와 다양화를 통해 앞으로도 충분히 성장할 시장이 바로 발효유 시장”이라며 “스위벨 하나로 연간 300억원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정 사장은 또 2~3개의 신제품을 올해안에 내 놓을 계획이다.
정 사장은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현재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 중”이라며 “늦어도 내년말까지는 구체적인 모습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며 “500억원 정도는 언제든지 조달할 수 있는 현금 동원력이 생긴 만큼 사업성과 수익성이 좋고 가격만 맞으면 인수ㆍ합병을 추진할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시장에 해태제과가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합동통신 해직기자 출신인 정 사장은 1994년 빙그레에 입사, 2001년부터대표이사를 맡아 제빵, 편의점, 라면 사업 등 비주력 사업 매각을 통해 구조조정에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빙그레는 특히 최근 ‘바나나맛우유’가 하루 90만개 이상 팔리는 호황을 누리고 있어 하반기 실적 개선도 예상된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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