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건설업 고용 8만명 줄어중견 건설업체인 S사는 올들어 가격이 폭등한 철강과 건자재 비용이 크게늘어난 반면 인건비는 줄어들었다.
지난해 30여개 현장에서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하루 약 4,000명의 노무자를 투입했지만 올해는 현장 수가 줄어 3,400여명만 투입했기 때문이다.
용역회사를 통해 구하는 1일 용역자들도 지난해 같으면 몇일 전에 예약 해도 구하기 힘들었지만 요즘은 당일 새벽에 연락해도 30~40명은 거뜬히 동원할 수 있다. 일용직의 일당도 6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000원 이상 줄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건설업 일자리가 크게 줄면서 고용사정이 전방위로 악화하고 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30ㆍ40대가 대거 거리로 내몰리면서 실업문제가 청년층에서 사회 전계층으로 확산되고, 미약하나마 내림세를 타던실업률이 다시 뛰어오르고 있다. 고용 개선 없이는 내수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 급등과 수출둔화조짐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우리 경제가 당분간 불황의 터널을 빠져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건설 불황, 고용에 직격탄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7월 중 취업자는 2,275만 명으로 전달보다 7만2,000명이 줄어 올들어처음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는 건설업 취업자가 179만 명으로 전달보다 무려 7만9,000명 줄었기 때문이다. 건설업 취업자 숫자가 170만 명대로 떨어진 것은 동절기와 경기침체가 겹쳤던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또 구조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농림어업의 취업자 감소 숫자 6만5,000명보다도 많은 것이다.
건설업의 취업자 증가율은 작년 10월 전년 동월 대비 3.0%를 기록한 후 올해 1월 2.1%, 3월 0.9%, 5월 0.3% 등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왔다.
●3040 실업률 급증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의 인턴 및 아르바이트 취업 증가로 청년실업률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건설업에 주로 종사하는 30~40대 중장년층에서 실업자가 급증했다.
30대의 실업률이 전달보다 0.4%포인트나 오른 3.0%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았으며 40대 실업률도 2.1%로 0.3%포인트나 상승했다. 또 50대와 60세 이상 실업률도 각각 0.2%포인트 오른 2.2%와 1.1%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건설업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5%에 달해 앞으로 침체가 계속될 경우 무더기 실직사태와 내수부진 등 경기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웅기자herosong@hk.co.kr
남대희기자dhnam@hk.co.kr
■10대그룹 최대실적 불구 고용은 고작 2.9% 증가
올 상반기 10대 그룹의 고용은 지난해 말에 비해 고작 1만870명(2.9%)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상반기에 15조1,000억원의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20% 넘는 순이익 성장률을 기록한 성적과 뚜렷한 대조를 보이는 것으로 재계의 ‘일자리 창출’ 선언이 공염불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상호출자 제한그룹 중 공기업을 제외한 10대그룹 계열 상장ㆍ등록기업(71개사)의 상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그룹의 6월말 현재 직원수는 총 37만9,853명으로 지난해 말의 36만8,983명에 비해 1만870명이 증가하는데 그쳤다. 증권거래소 상장 10대그룹의 올 상반기 총매출액이 전체상장기업의 47%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각각 3,500여명과 900여명을 늘린 데 힘입어 삼성그룹(14개사) 전체 직원수는 10만4,400명에서 10만9,082명으로 4,682명 증가, 10대그룹 중 인원이 가장 많이 늘었다.
하지만 삼성전기 등 5개사는 직원수가 줄었다. 또 LG(14개사)가 5만7,259명에서 5만9,781명으로 2,522명 늘었다.현대차그룹(7개사)은 현대차와 기아차에서 각각 1,100여명과 700여명이 늘어나는 등 그룹 직원수가 9만4,637명으로 2,091명 늘어났다.
이에 비해 롯데그룹(4개사)은 21명, 한화그룹(4개사)은 34명, 현대중공업(2개사)은 97명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SK네트웍스 사태로 고전한 SK그룹(11개사)은 203명이 오히려 줄어들었고 한진(7개사)도 31명이 감소했다.
/정영오기자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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