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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 폭파 물길터라"…軍이 수몰 막았다/특전사 황금박쥐부대 폭우속 심야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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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 폭파 물길터라"…軍이 수몰 막았다/특전사 황금박쥐부대 폭우속 심야작전

입력
2004.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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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메기'의 영향으로 억수 같은 장대비가 쏟아지던 18일 오후 9시50분. 육군 특전사 황금박쥐부대는 광주시내 한 119 구급대원으로부터 급박한 전화 연락을 받았다. 400㎜가 넘는 집중호우로 광주 북구 운정동 운정저수지의 둑 윗부분 30m가량이 붕괴되고 있어 저수지 밑에 있는 마을이 수몰위기에 처해 있으니 저수지의 '물넘이 둑'을 낮춰달라는 내용이었다.저수지 물이 불어나면서 일반 둑의 윗부분이 붕괴되고 있어 물넘이 둑을 폭약으로 낮춰 배수량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저수지 둑 전체가 붕괴될 경우 저수지 아래 어운·주룡 등 2개 마을 600여명의 주민이 수몰될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다.

이 부대는 상황을 접수하자마자 이창규(38) 소령을 팀장으로 8명의 폭파팀을 구성, 장대비를 뚫고 오후 10시40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문제의 저수지 둑은 길이 74m, 높이 7m에 저수량만 2만톤 규모로 이미 불어난 물이 저수지 둑을 넘기 직전이었다.

이들은 곧바로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악천후에서 손전등에 의지한 채 물넘이 둑에 폭약장착을 시작했다. 이어 자정부터 40분 간격으로 3차례의 성공적인 폭파로 물넘이 둑의 높이를 5m에서 4m로 낮췄고 순식간에 물이 집중 배수되면서 위기를 넘기는 데 성공했다. 이 순간 시계는 하루를 넘겨 19일 새벽 1시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현장을 숨죽이며 폭파작전을 지켜보던 대원과 주민 등 50여명은 환호성을 울리며 힘찬 박수로 작전 성공을 축하했다.

이날 물넘이 둑 낮추기 작전 성공은 저수지 관리청인 농업기반공사 담양지사의 폭파 방법 제안과 119의 즉각적인 지원요청, 관할구청의 행정지원, 군부대의 완벽한 임무수행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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