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골∼골! 대∼한민국" 한국 축구대표팀이 18일 새벽 말리를 상대로 극적으로 동점극을 연출하며 56년 만에 올림픽 8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하자 밤잠을 잊고 TV 중계방송을 시청하던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더구나 3골 허용 뒤 후반 들어 내리 3골을 따내는 드라마 같은 승부를 펼쳐 기쁨은 더욱 컸다.
시민들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아침까지 재방송되는 하이라이트를 지켜보느라 불을 밝혔고, 대형 스크린이 마련된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과 수원월드컵경기장, 대형 극장가 및 호프집 등에 모였던 수천여 축구팬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낭보를 만끽했다.
이날 출근길 화제는 단연 축구였다. 집에서 경기를 지켜본 김모(32·회사원)씨는 "새벽잠을 설쳤지만 결과가 너무 좋아 피곤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며 "전반전 이후 화가 나 TV를 끄려다 기대를 갖고 끝까지 보기를 정말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모(27·회사원)씨도 "8강 경기는 친구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8강 진출의 주역인 김호곤 감독의 서울 이태원동 집에서는 부인 최문실(46)씨와 가족, 김 감독 팬클럽 회원 10여명이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얼싸안으며 자축했다. 최씨는 "지옥에 갔다 천당에 온 느낌"이라며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했지만 그 중 자책골을 넣은 말리 선수가 너무 예뻐보인다"고 웃어보였다.
일등 공신인 조재진 선수의 경기 파주집에서도 친척과 이웃 30여명이 함께 TV시청을 한 뒤 우리 팀의 선전에 박수를 보냈다. 어머니 우학자(51)씨는 "가족이 붉은 악마의 빨간 옷을 입고 응원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8강 경기는 일요일 새벽에 치러지므로 축구경기장 등 야외에서 함께 보자는 글도 많았다. 시내 주점들은 22일 새벽 8강 경기 관전 손님을 놓치지 않기 위해 벌써 중계 예고문을 붙여 놓고 좌석예약을 받고 있다.
붉은악마 홈페이지 등 축구관련 게시판에는 후반 막판 무승부를 의식한 양팀의 시간 끌기에 대해 "타당한 전술" "스포츠맨십을 저버린 비겁한 운영방식"이라는 찬반 논쟁이 불붙기도 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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