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19일 오전 9시30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장직 사퇴를 공식 발표한다. 이에 따라 우리당은 전당대회 차순위 득표자인 이부영 상임중앙위원이 당헌당규에 따라 의장직을 승계하고 새 지도체제를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이 위원은 18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이 어려울 때일수록 순리와 원칙, 당헌당규에 따라 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해 의장직을 승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당지도부가 전원 사퇴한 뒤 비상대책위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어 진통도 예상된다. 당권파는 비대위원장으로 지명직 상임중앙위원인 한명숙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신기남 의장은 이날 이 위원과 오찬을 함께 하며 현 상임중앙위원이 전원 사퇴한 뒤 비대위를 출범시키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이 위원이 "원칙에 맞지 않다"며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의장측의 한 관계자는 "이 위원 외에 이미경ㆍ김혁규ㆍ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은 모두 사퇴에 동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20일 당 중앙위원회에서 비대위 출범 방안을 공식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권파의 다른 중진 의원은 "현 상황에서 당권 싸움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면서 "당헌에 따라 의장직 자동승계를 추인해야 한다"고 말해 이 위원의 의장직 취임을 기정사실화 했다. 문희상 의원 등 친 노무현 중진의원들도 비대위 출범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신 의장은 이날 오전 당내 중진과 특보단 등이 참여하는 긴급 회의를 소집, "자리에 연연하지 않으며 과거청산에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한 뒤 사퇴의사를 밝혔으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도 만나 사퇴 결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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