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과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 간의 유혈 대치 해결을 위한 중재 시도가 18일 일단 벽에 부딪힌 가운데 나자프에서 다시 교전이 격화되고 이라크 임시정부가 결정적 공세를 예고하는 등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미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이라크 국민회의 대표단은 17일 나자프의 이맘 알리 사원에 도착해 알 사드르와의 휴전 설득 회담을 추진했으나 거절 당했다. 대표단은 알 사드르의 무장 저항 중지, 나자프 철수, 무장 전위인 메흐디군의 정치조직화 등을 설득할 예정이었지만 알 사드르를 만나보지도 못한 채 3시간여 만에 나자프를 떠났다.
이날 회동 불발은 회담을 위해 얼굴을 드러내면 미군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알 사드르의 신변 안전 우려 때문으로 전해졌다. 알 사드르 측은 “심한 폭격과 탱크 포격 때문에 회담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일단 알 사드르 측과 대표단은 모두 회담 재개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17일 임시의회 의원 선출 뒤 폐막할 예정이던 국민회의가 18일까지 하루 연장됐다. 그러나 미군이 18일 나자프의 메흐디군 은신처에 헬리콥터를 동원한 대대적 공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져 상황은 불투명하다.
특히 이라크 방위군 주도로 이맘 알리 사원 진압 작전이 전격 감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젬 알 샬란 이라크 국방장관은 18일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 아라비야와의 회견에서 “오늘 알 사드르 추종 세력에 대한 결정적 전투를 목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는 이어 나자프를 방문, “메흐디군은 몇 시간 내로 항복하라”고 요구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미군이 이맘 알리 사원으로 진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영국의 토니 블레어,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도 17일 회담을 갖고 나자프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안준현 기자 dejavu@hk.co.kr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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