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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 태양을 만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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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 태양을 만나는 법

입력
2004.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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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139만2,000㎞, 질량은 지구의 33만배, 지구로부터의 거리는 1억4,960만㎞. 빛을 내는 기체구. 중성자의 충돌-결합으로 헬륨핵을 형성한다.매초 400만톤의 물질을 에너지로 변환시킨다. 수많은 물질과 상호작용하면서 광구(태양표면)에 도달한 에너지는 가시광선과 적외선의 형태로 방출된다. 표면상부의 코로나는 끊임없이 플라스마를 유출시키는데 이를 태양풍이라 하며 태양풍은 지구에까지 다다른다.

또한 자외선은 오존층을 만들고, 그 아래 사는 지구 생물들은 강렬한 자외선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태양이 지구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다 밝혀지지 않고 있다….

헉헉- @,.@; 백과사전을 들여다볼수록 태양은 낯설어진다. 그러나 ‘과거100억년 동안 태양의 밝기가 달라졌다는 증거는 없다’는 대목에서 다시 친숙해진다.

나는 여름을 좋아한다. 강렬한 태양이 있어서 그렇다. 태양의 빛 아래 모든 것이 싱싱하고도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이 계절이 좋다. 너무 더워 개처럼 혀를 쏙 빼물고도 나는 여름이 좋다.

살인적인 더위니 어쩌니 하지만 그건 태양의 잘못이 아니니까 여름과 태양을 싫어할 이유가 내게는 없다. 지구를 온난화 시키고 이 요상한 더위를 겪게 만든 건 인간이니까.

동이 튼 직후, 세상 구석구석에 화살처럼 햇살이 내리 꽂히는 그 시간이 나는 특히 좋다. 밖으로 나서면 목과 등이 따갑고 머리통에선 난로처럼 열기가 피어 오른다.

그럴 때면 늘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던 캄파넬라의 경구를 떠올린다. 나이가 들수록 자연은 그 자체로 위대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대도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을 수 있겠다 싶다. 살아있는 동안, 태양이 온 세상을 남김없이 비춰주기를. 더러운 기억들을 다지워주기를.

/김경형ㆍ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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