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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톰 크루즈 악역변신 흥행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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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톰 크루즈 악역변신 흥행몰이

입력
2004.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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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톰 크루즈가 청부 살인자로 나오는 스릴러 ‘콜래트럴’(Collateralㆍ사진)이 6일 개봉돼 주말 3일간 총 2,4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1위를 기록했다. 이 영화는 크루즈가 배우 생애 처음으로 악역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스타들이 스크린서 맡는 역은 대부분 좋은 이미지를 지닌 사람들이다. 선을 상징하는 스타들은 흔히 악을 응징하거나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묘사되곤 한다. 그래서 스타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킬지도 모르는 악역을 맡기를 꺼려하고 있다.

그러나 인기의 절정에서 있을 때 과감히 자신의 이미지 변화를 시도하는 스타들도 있는데 이번에 크루즈가 이런 시도를 했고 이 같은 시도가 성공한 것. 그는 자신을 빅스타로 만들어준 ‘탑건’을 비롯해 ‘미션 임파서블’ ‘제리 맥과이어’ 등 지금까지 자신이 출연한 모든 영화에서 좋은 이미지의 주인공 노릇만 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크루즈는 흑인 운전사(제이미 팍스)가 모는 택시를 타고 다니며 밤새 목표물들을 사살하는 킬러로 나온다. 크루즈로선 상당한 모험인셈인데 영화의 한 관계자는 “크루즈는 이제 42세로 ‘탑건’을 영원히 맡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그의 이미지 변화시도를 옹호했다.

당초 영화감독 마이클 만은 크루즈에게 암살자와 운전사 역 중 마음에 드는 역을 맡으라고 제의했는데 크루즈가 악역을 선택했다. 그는 머리를 회색으로 물들이고 냉정한 킬러로 나오는데 철두철미하게 사악한 인간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냉소적인 유머를 지닌 매력마저 지닌 킬러로 나온다.

스타들이 자신의 타입에 역행하는 역을 맡은 경우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일부 스타들의 경우 이런 시도가 역효과를 내 흥행서 참패를 했다.

해리슨 포드는 지난해 ‘호미사이드’서 평소의 영웅적이요 로맨틱한 역을 버리고 우스운 짓을 하다가 비평가와 관객 모두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또 코미디언 빌 머레이는 심각한 드라마 ‘면도날’에, 로맨틱 코미디의 단골 휴 그랜트는 의료 스릴러 ‘선택’에 나왔으나 모두 흥행서 참패했다.

메릴 스트립도 코미디 ‘그녀는 악마’에 나왔다가 망신당했고 실베스터 스탤론은 ‘오스카’와 ‘엄마는 해결사’라는 두 편의 코미디에 주연으로 나왔으나 이 역시 흥행서 죽을 쒔다.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로 이미지가 굳어진 멕 라이언도 지난해에 스릴러 ‘인 더 컷’에서 젖가슴마저 노출하고 분투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나 이들과는 반대로 스타들이 과감히 자신의 이미지를 바꿔 비평가와 팬들의 호응을 받은 경우도 있다. 톰 행크스와 덴젤 워싱턴이 각기 ‘로드투 퍼디션’과 ‘트레이닝 데이’에서 킬러와 부패한 형사로 나와 성공한 것이 그 좋은 예.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프레드 맥머레이가 ‘이중배상’에서 사악한 유부녀의 유혹에 넘어가 그녀의 남편을 살해하는 보험외판원으로 나왔고 앤터니 퍼킨스가 ‘사이코’에서 정신병자 킬러 역을 맡았으며 헨리 폰다는 ‘웨스턴’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킬러로 나왔다.

또 토니 커티스는 ‘보스턴 교살자’에서 실제 범죄자인 보스턴 연쇄살인범으로, 그레고리 펙은 ‘잔혹한 음모’에서 나치 전범인 의사 멩겔레로 악역을 했다. 그리고 글렌 클로즈는 ‘위험한 정사’에서 마이클 더글러스를 죽이겠다고 식칼을 마구 휘둘러 보는 사람의 간담을 서늘케 했었다.

박흥진/LA미주본사 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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