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모를 쓰기 위해 무려 50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김혜숙(70) 할머니가 오는 27일 이화여대 가을학기 졸업식에서 졸업장을받는다. 김 할머니는 1954년 이대 의류직물학과에 입학했다 4학년 1학기 재학 중 집안에서 결혼을 서두르는 바람에 학업을 중단했다. 그러나 지난해 금혼 학칙이 개정돼 올 봄 4학년 2학기로 50년만에 복학했다.
그는 "한 학기를 남겨두고 졸업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평생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었는데 이제 졸업장을 받게 돼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의 졸업에는 남편 김형배(74)씨와 외손녀이자 대학 후배인 최서윤(22·섬유예술 3년)씨의 도움이 컸다. 남편은 재입학 절차부터 등록까지 직접 학교를 오가며 서류를 접수해 주었고 손녀도 캠퍼스 단짝으로 곁에서학사일정 등을 챙겨줬다.
김씨는 "다시 돌아온 교정에서 손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예전의 학생 때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며 "비록 한 학기였지만 잊지 못할 소중한 시간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