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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중국·일본, 너무나 원초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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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중국·일본, 너무나 원초적인…

입력
2004.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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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일본이 홈팀 중국을 물리치고 우승한 것을 계기로중국에서 반일감정이 격화되고 있다든지,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한국의역사왜곡을 시작했다는 뉴스는 우리를 우울하게 하면서 서양과 다른 동양민족의 특질을 생각케 한다. 우선 문화적 측면에서 양보와 아량, 그리고 이기심과 가치기준이 다른 것을 느낀다.양보와 아량은 서양에서 전제왕권과 지방영주, 구교와 신교의 대립, 지배계급과 농노계급 간의 수백 년에 걸친 투쟁 결과, 상호 최대 공약수로 자리잡은 대표적 미덕이다. 미덕은 영국의 명예혁명, 프랑스 혁명, 그리고 식민지 경영 등을 통해 확실한 생활의 지혜로 자리잡아 서양문화로 용해되었다.

반면 아시아 역사의 경우, 한 나라 안에서 내전과 권력투쟁은 빈번했지만여러 국가와 민족이 같은 지리적 공간에서 얽히면서 투쟁한 후 같은 국민으로 공존하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순수민족을 유지하면서 타국을 백안시 내지 정복대상으로 간주하는 등 국민정서가 국수적으로 굳어졌다.

그래서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일본마저도 정치적 망명을 택한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숫자가 수백 명에 불과하고, 역사 사죄에 인색하면서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성향을 국가적으로 표출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이는 독일 등 서구 국가가 2차 대전 후 망명자를 수만에서 수백만 명까지받아들여 인구 중 약 20%가 외국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독일의 지도자가 2차 대전 도발에 대한 사죄를 끝없이 계속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1, 2차 세계대전은 차치하고, 한국전쟁 때만 희생된 미군이 5만여 명이고현재 이라크에서 군인 1,000여 명 사망한 미국인의 정서는 단일민족으로서국제 평화안정에 참여한 역사가 일천한 한국인의 정서와는 당초부터 다를수밖에 없다.

세계 지도자 국가로서 치러야 하는 비용이라고 남 일처럼 말할 수 있지만이는 자기희생을 감내하면서 세계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청교도 정신의 실천이다. 같은 문화선상에서 영국, 호주 등이 선도적으로 미국의 세계경찰역할에 동참하는 것에 우리는 고마워해야 한다.

한반도 내외의 답답한 정치ㆍ사회적 현상을 볼 때 미국의 정신과 역할이 일부 실수에도 불구하고 돋보인다. 선진국의 문턱에 있는 우리가 이를 빨리 본받지는 못하더라도 미국을 소홀히 평가하기에는 주변 아시아 대국의 정서가 너무 원초적이다.

박원화 주 스위스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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