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다케오 전 일본 총리의 부인인 미키 무츠코(三木睦子ㆍ87)씨가 모교인 하쿠오(白鷗) 고등학교에서 우익 역사단체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만든 왜곡된 교과서를 채택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17일 도쿄도교육위원회에 요청했다.미키씨는 시나리오 작가 우차다테 마키코씨 등 이 학교를 졸업한 저명 여성인사들과 함께 채택 반대 운동 발기인을 맡아 “군대위안부 문제 등을 다루지 않은 교과서는 여성계가 지탱해 온 하쿠오 고교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메이지(明治) 시대 도쿄부 고등여학교로 출발해 2차 대전 패전 후 남녀 공학으로 전환한 100년 역사의 하쿠오 고교는 저명 여성운동가를 많이 배출했다. 특히 도쿄도의 명문 공립고 부활 실험학교로 내년 초 중ㆍ고교 과정을 통합한 6년제 학교로 다시 개교할 예정이다.
‘만드는 모임’과 이 모임의 역사교과서를 출판한 후소샤는 이런 명성을지닌 하쿠오고에 자신들의 교과서를 채택시키기 위해 도쿄도 교육위원회 등을 상대로 로비를 해 왔다. 내년도 전국 고교들이 교과서를 교체할 때 선전에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은 후원자인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의 영향력과 학교의 국기 게양 및 국가 제창 의무화를 적극 지도해 온도쿄도 교육위의 보수 성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01년 문제의 교과서 검정 때도 반대운동을 했던 미키씨는 “이 교과서는군대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고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있다”고비난하는 기고와 강연활동을 계속해 왔고 북한 어린이 돕기 운동도 하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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