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 극단 ‘시키(四季)’가 롯데그룹과 손잡고 한국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공연계가 긴장하고 있다. 롯데가 서울 잠실 롯데월드 근처에뮤지컬 전용극장을 세우고 시키는 이를 전용무대로 활용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현재 시키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라이온킹’의 저작권 확보를 타진하고 있으며, 내년 1월 한일수교 40주년을 기념해 한국에서 연극 ‘햄릿’을 공연할 예정이다.
1953년 설립된 시키는 수준 높은 소속 배우와 스태프, 연간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자본력, 일본 국내에 9개 전용극장을 보유하며 얻은 극장 운영 노하우 등의 강점을 지닌 공연 기업. 소속 배우만 600여명에 달하며지금까지‘아이다’ ‘미녀와 야수’ ‘라이온킹’등 브로드웨이 대형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다.
때문에 우리나라에 전용극장이 생길 경우 싼 값에 좋은 뮤지컬을 볼 수 있어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국내 배우 양성 기회가 늘어나는 등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이로 인한 국내 극단의 위축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는 16일 “시키가 문화교류의 형태가 아니라 전용극장을 확보해 한국에 진출할 경우 우리 공연계는 가격경쟁력 및 브로드웨이수입뮤지컬의 저작권 확보 등에서 열세에 놓일 수밖에 없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회는 시키의 한국 진출에 대비해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 지원 ▦제작비 절감에 대한 대안 제시 ▦공연산업 진흥을 위한 기관 설립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시키는 26~30일 4박5일간 한국의 언론사 기자들을 일본에 초청, 아사리 게이타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진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시키 관계자는 “전용극장이 건립될 경우 콘텐츠를 제공하는 형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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