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6일 향후 10년간 한국 독일 등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가운데 6만∼7만명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미 민주당이 안보를 저해하고 동맹관계를 불안케 하는 실책이라며 강력히 비판, 해외주둔 미군의 감축 문제가 미 대선의 쟁점이 되고 있다.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령관 웨슬리 클라크는 이날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배포한 성명을 통해 "지금은 미군을 철수할 때가 아닌데 왜 부시 대통령이 이러는지 의문스럽다"면서 "국가안보 강화 보다는 정치적 동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주한 미군 철수는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에게 핵 무기 포기를 설득할 중대한 시점에 역으로 미국의 한반도 수호 의지가 약화했다는 위험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외교안보 분야 보좌역인 리처드 홀부르크 전 유엔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독일과 한국에서 미군을 감군하는 것에 대해 독일과 한국측은 매우 불만을 갖고 있다"며 "이는 또 하나의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로, 미국의 안보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비용 측면에서도 절감 효과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과 미묘한 협상을 진행중인 상황에서 어떻게 병력을 철수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해외참전용사회 연례총회에 참석해 "앞으로 우리는 더 민첩하고 유연하게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며 해외주둔 미군의 감축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발표한 GPR 내용에는 주한미군 1만2,500명 감축 계획도 포함돼 있으나,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구체적인 대상 국가나 국가별 감군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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