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함’ 미국 수영이 물에 빠졌다.육상과 함께 미국을 세계 스포츠 최강국으로 이끄는 ‘버팀목’ 수영이 에게 해의 거센 물살에 허우적대고 있다.
17일(한국시각) 아쿠아틱센터에서 펼쳐진 남자수영 자유형100m 예선이 끝난 후 관중석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다음날 준결승전에 출전할 16명의 선수 중 미국 출신은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
올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레작은 20위(49초87)로 추락했고, 이언 크로커는 대기 선수 명단에 턱걸이 한 채 다른 선수의 탈락을 손꼽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육상 남자 100m와 함께 미국 수영의 자존심이던 자유형100m의 결선 전원탈락은 1980년 불참했던 모스크바 올림픽을 제외하곤 1896년 근대 올림픽 개최 이후 처음 있는 이변이다.
에디 리스 대표팀 수석 코치는 경기 후 “이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곤혹스러워 했다.
더 큰 문제는 미국 수영의 총체적인 부진은 ‘실수’ 로 치부할 수 없다는 점. 이미 남녀400m 계영에서 남자는 남아공과 라이벌 호주에 밀려 미국 올림픽 수영 사상 최악인 3위, 여자는 호주에 이어 은메달에 그쳤다.
‘올림픽 8관왕’을 호언장담했던 마이클 펠프스(19)는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이언 소프(호주)에 완패,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또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케티 호프는 개인 혼영 400m 결선 진출 조차 실패했다.
그나마 애런 페어솔과 나탈리 커플린이 남녀 배영 100m에서 우승한 것이 위안거리. 18일 현재 미국은 수영에서 3개의 금메달에 그치고 있다. 2000년 시드니의 14개, 1996년 애틀란타의 13개 등과 비교할 때 너무 초라한 성적이다.
미국팀은 18일부터 육상에서 금메달을 만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선수단 전체의 사기는 계속 추락중이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