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는 터졌다.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73㎏급) 선수가 16일 선사한첫 금빛 메달로 지독스런 가뭄에 시달리던 한국 대표팀의 메달밭이 물기를머금기 시작했다.기대했던 사격과 ‘우승 후보 0순위’ 배드민턴 김동문-라경민 혼합복식조의 패배로 자칫 사상 최악의 성적을 거둘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던태극 대표팀은 이원희의 한판승으로 기사회생의 기회를 만들었다. 18일 한국은 여자 양궁 개인전과 남자 유도 90㎏급의 황희태, 남자 역도 69㎏급 이배영, 남자 체조 개인종합의 양태영 등이 본격적인 금맥캐기에 나선다.
금메달 맥 찾기는 여자 신궁들의 몫이다. 시드니올림픽 2관왕 윤미진(21ㆍ경희대)을 비롯, 예선에서 세계기록을 갈아치운 박성현(21·전북도청)과 겁없는 신예 이성진(19·전북도청) 모두 금메달 후보로 손색이 없다.
17일(한국시각) 벌어진 32강전에서 시드니올림픽서 자신이 세운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우며 16강에 오른 윤미진이 선봉에 선다. 17세의 나이로 출전한 시드니올림픽에서 양궁 2관왕을 차지했던 그는 4년 동안의 국제대회 경험으로 노련미까지 더해져 ‘천하 무적’으로 꼽힌다. 강력한 라이벌인 나탈리아 발레바(이탈리아)의 예선 탈락도 힘을 보태고 있다.
대표팀 백웅기 코치는 “윤미진의 컨디션이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다”며 “바람 등 주변상황 대처 능력에도 탁월한 그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양궁팀은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할 경우 이어 벌어질 남자개인, 남ㆍ녀 개인 등 전종목 ‘싹쓸이’까지 내다보고 있다.
2003세계선수권과 독일오픈 우승자인 남자 유도 90㎏급 황희태(26ㆍ마사회)는 이원희에 이어 두 번째 금 메치기에 나선다. 16강전에서 맞붙게 될 시드니올림픽 우승자 마크 휴이징가(네덜란드)를 꺾는다면 금메달 획득은 무난하리라는 전망이다.
‘역도 얼짱’ 이배영(25ㆍ경북개발공사)은 한국 선수단이 꼽은 13개의 금메달 후보 중 하나. ‘신화의 땅’ 아테네에서 지난해 캐나다세계선수권 은메달의 한을 풀고, 1992바로셀로나 이후 이어져온 올림픽 역도 ‘노 메달’의 설움도 한꺼번에 들어메칠 태세다.
예선 2위로 개인종합 결승에 오른 양태영은 한국 체조 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의 새 역사 창조를 목표 삼았다. 지난해 대구U대회 4관왕, 아시아선수권대회 평행봉 우승 등 화려한 경력은 그의 꿈이 헛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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